현대重, 첫 생산직 희망퇴직…대우조선, 추가 감축계획 제출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조선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조선 대형 3사가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에 담긴 인력 감축 규모만 최대 6천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경영상황이 더 열악한 중소 조선사와 협력업체까지 고려하면 수만명의 조선업 종사자가 일터를 떠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기장(과장급)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대상은 2천100여명으로 지난해 현대중공업 전체 직원의 약 8%에 달한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사무직 과장급 이상만을 대상으로 지난 9일부터 희망퇴직을 시행했지만 결국 생산직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 등 5개 조선 계열사의 사무직 희망퇴직 신청자가 7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생산직에서 희망퇴직 신청자가 속출할 경우 올해 2천~3천여명 가량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전체 인원의 10% 이상을 희망퇴직이나 권고사직 형식으로 줄이겠다는 자구계획 목표에 한층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2만7천246명(정규직 기준)에서 2014년 말 2만6천710명에 이어 지난해 말 2만5천236명으로 줄었다.

이미 지난해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 1천300여명을 감축했고 올해 상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조선 관련 계열사 기존 임원의 약 25%인 60여명을 줄인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까지 매해 500여명씩 총 2천300여명을 감축해 전체 인원을 1만명 수준으로 줄이는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채권단이 추가 인력 감축과 급여체계 개편 등이 반영된 고강도 자구계획을 다시 수립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인력 감축 수준을 한해 600여명 이상 수준으로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대우조선이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한 추가 자구안에는 임원진 및 조직 추가 축소 개편, 희망퇴직을 통한 추가 인력 감축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2014년 말 1만3천192명이었던 직원 수가 지난해 말 1만2천855명으로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정년퇴직과 상시 희망퇴직을 통해 인원을 1천여명 가량을 줄였으며 , 올해도 비슷한 수순을 통해 500여 명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권단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18일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대해 미흡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추가적인 인력감축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선 '빅 3' 외에 중소형 조선소에도 대규모 인력 감축이 진행되고 있다.

2011년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한 한진중공업은 2010년 3천100명이었던 직원 수가 지난해 말 2천366명으로 감소했고 올해도 6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공동관리 이전에 최대 3천600여명에 달했던 STX조선해양 정규직은 2013년 2천799명, 2014년 2천665명, 지난해 말 2천462명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2010년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사천 SPP조선도 1천300여명이던 본사 관리직 인원을 580여명으로 감축했다.

여기에 집계가 어려운 협력업체와 일용직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인력감축 규모가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노조연대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미 1만명 이상의 조선소 일용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나야 했고 연말까지 2만여명 이상이 다시 공장문을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