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보다 연 1%포인트 금리를 더 챙겨주는 저축은행 예금, 연 5~7% 환매조건부채권(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전용 특판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임형 ISA 시장에선 일정 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증권사까지 나타났다. ISA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한 상품을 내놓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신·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연 5.0%를 보장하는 특판 RP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통상 연 1.5% 내외)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키움증권은 연 7.0% RP를 30%까지 담는 일임형 ISA 상품을 팔고 있다. 이를 원금 보장이 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와 섞은 ‘초저위험 ISA 포트폴리오’는 연 3% 초반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P와 ELB는 판매사인 금융회사가 부도 나지 않는 한 원금을 까먹지 않는다.

연 0.1~1.0%의 수수료를 받는 일임형 ISA도 ‘체리피커(실속형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6월3일까지 이 상품에 가입하면 1년간 수수료가 무료다. 투자모델(포트폴리오) 구성과 인력, 전산 비용 등을 감안하면 손해를 감수하고 고객 유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호범 키움증권 전략기획본부 상무는 “저금리 시대에 최대 연 1%인 수수료가 고객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해 출시 직전 수수료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사 중 처음으로 저축은행 예금상품(상품수수료 연 0.1%)을 신탁형 ISA에 편입했다. ISA에 담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최대 연 2.3% 수준이다. 파생결합상품도 인기 상품 중 하나다. 대신증권은 신탁형 ISA 전용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6종을 내놓았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별도의 상품 수수료(기본수수료 연 0.1%)를 받지 않는다. 증권사가 제시한 조건을 만족하면 연 6~7%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은 ISA 전용 상품으로 3개월짜리 ELB와 DLB를 각각 선보였다. ELB, DLB는 ELS, DLS 등과 구조가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 제시한 조건을 만족했을 때 주는 수익률이 연 5.0%에 달한다.

금융회사들의 미끼상품은 대부분 3~6개월짜리다. 오랜 기간 역마진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만기가 짧은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분석이다. ISA는 원금과 수익금을 5년 동안 묶어둬야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미끼상품의 만기가 끝나면 금융회사에서 권하는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미끼상품의 짧은 만기에도 불구, 일단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문윤정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지점 프라이빗뱅커(PB)는 “특판 상품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바꾸면 된다”며 “계좌에 돈이 묶이는 것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