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율 19년째 9%…OECD 절반 수준
3.9%p 올리면 2083년 지출 대비 적립금 2배 수준 유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료를 더 많이 걷으라고 권고하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소득의 9%로 OECD 평균인 19.6%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OECD는 전날 '2016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행 46%로 유지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료율을 상향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기간 평균소득 대비 노후에 지급받는 연금의 비율을 뜻한다.

올해 500조원인 국민연금기금은 2043년 2천561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하락해 2060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88년 3%로 시작한 뒤 5년마다 두차례 3%포인트씩 인상돼 1998년 9%가 된 뒤에는 변동이 없다.

보험료율은 소득 대비 어느 정도를 보험료로 낼지를 결정하는 수치다.

예를 들어 300만원의 월보수를 받는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는 9%인 27만원이다.

이 중 절반인 13만5천원을 가입자가, 나머지 13만5천원을 사업장이 부담한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낮은 것은 해외 공적연금보다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의 경우 1970년대 유류파동으로 인한 경기 불황에 고령화까지 겹치며 연금개혁을 진행했고 보험료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올리면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거나 보장 수준을 높일 수 있지만 국민적 신뢰가 높지 않고 저항도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연구원의 '한국연금제도의 장기지속성 제고방안'(정인영·김헌수 박사)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료율을 12.9%로 끌어올리면 국민연금 재정계산 추계기간 마지막 연도(2083년) 기준 기금적립 배율(소요지출 대비 적립금 규모)을 2배 이상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역시 작년 복지부 장관 재직 시절 "보험료율을 12~13% 수준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40년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월평균 소득 200만원이었던 사람'을 기준으로 한 명목소득대체율은 올해 46%(40년 가입자 기준)로 2028년 40%까지 순차적으로 조정된다.

소득대체율 상향 조정은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추후 소득대체율 상향 논의가 본격화되면 보험료율 인상 의제가 양지로 나올 수도 있다.

복지부는 이날 OECD 발표에 대해 "사회적 합의로 소득대체율을 40%로 조정하기로 했으며 이로 인해 기금 고갈 시점을 2047년에서 2060년으로 늦췄다"며 "정부는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축소하고 가입 기간을 늘리기 위해 저소득근로자 연금보험료 지원, 출산·군복무 크레딧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