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4년 만에 다시 직원들의 사외벤처 설립 지원에 나선다. 아이디어를 적극 육성하는 창의적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에서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가 이끌고 있는 CTO부문에서는 최근 프로젝트 2개를 분사시켜 사업화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가 직원 중심의 사외벤처를 설립한 건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먼저 ‘디지털 갤러리’ 프로젝트팀이 에이캔버스라는 이름으로 분사한다. 디지털 갤러리는 수백만점의 그림이 저장된 콘텐츠 플랫폼을 전용 디지털 액자로 연결해 다양한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에이캔버스는 지난 12일부터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분자영상진단 기기’ 프로젝트에 소속된 직원들도 인핏앤컴퍼니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차려 나갔다. 방사선 대신 적외선으로 염증 정보를 영상화해 류머티즘 관절염을 간단하게 측정하도록 하는 제품이다.

LG전자는 이들 회사에 관련 특허와 기술을 제공하는 한편 창업 전문가의 컨설팅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경영이 예기치 않게 실패하면 직원들은 3년 이내에 LG전자로 돌아올 수 있다.

LG전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아이디어 발전소’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CTO부문 연구원이 낸 기술과 제품 아이디어에 5개월의 개발기간과 개발비 100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안 사장은 “창의적 조직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