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철강업 구조조정 어려워질 듯

중국 철강업계에서 수익을 내지 못해 문을 닫았던 이른바 '좀비 기업'들이 최근 다시 생산을 재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철강 수요 감소로 2년 전 폐업한 하이신철강이 이달 초 산시(山西)성 윈청(運城)시의 일부 용광로 가동을 재개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경제 현대화와 첨단화, 혁신을 위해 이익을 내지 못하는 철강 기업 등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하이신철강은 지방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과 철강 가격 상승 전망에 힘입어 새 주인을 찾았다고 SCMP가 전했다.

윈청시 당국은 하이신철강의 부채 약 200억 위안을 차감해준 뒤 완벽한 지원을 약속하고서 젠룽그룹에 하이신철강을 넘겼다.

윈청시 등 중국 지방 정부들은 대대적 경제 개혁 필요성에도 대규모 실직과 사회 불안을 우려해 지역 철강업체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중국 당국이 1분기에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함에 따라 하이신철강처럼 가동을 재개하는 철강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중국의 일일 철강 생산량은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4월에는 더 늘어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부실 철강 기업의 생산 재개는 현재 12억t인 연간 철강 생산량을 2020년까지 1억5천만t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인 중국 당국의 철강업 구조조정 노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철강 생산을 지속해서 늘릴 경우 외국과의 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의 철강 수출은 작년 19.9% 급증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에도 7.9% 증가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고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최근 독일 철강업계 근로자들이 중국산 철강 수입 반대 시위를 벌인 이후 철강 수입과 관련한 불공정 무역 여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컨설팅 기업 트러스티드 소시스의 조너선 펜비 중국팀 이사는 "중국이 지속해서 철강 생산을 늘림에 따라 중국과 미국·유럽연합(EU) 간 심각한 대립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