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과 두타면세점이 이번주중 개장할 예정이어서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대전'에서 새로 사업권을 따낸 5곳이 모두 문을 열게 된다.

남대문과 동대문에도 대형 면세점이 들어서게 돼 롯데와 신라 등 선발 면세점에 신규 업체가 정면 도전하면서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 남대문 신세계·동대문 두타면세점 개장

신세계면세점은 18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8∼12층에 영업면적 1만3천884㎡(4천200여평) 규모로 들어선다.

인근 메사빌딩의 부속시설 등을 포함하면 연면적은 3만3천400㎡에 달한다.

신세계는 면세점과 함께 남대문 전통시장 활성화,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새단장 등을 통해 도심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할 무대로도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조직 개편에 이어 최근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주식 맞교환으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문을 열면 롯데면세점 소공점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업계 매출 1위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공간 확장으로 신세계의 도전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 본점 식당가로 사용되는 12층을 면세점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7월 개장을 목표로 하는 공사가 끝나면 현재 약 1만3천400㎡(4천54평)인 롯데면세점 소공점 매장 면적은 20% 정도 늘어난다.

두산이 운영하는 동대문 두타면세점도 18일을 개장일로 잡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동대문 두산타워 9개층에 1만6천825㎡(약 5천90평) 규모로 들어선다.

두산은 연 71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동대문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심야 면세점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면세점 유통사업부문 전무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델 송중기를 비롯해 두타면세점 티저 영상, 쇼핑봉투와 유니폼 사진 등을 올리며 임박한 개장을 알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에는 프랑스 파리의 샤넬, 루이뷔통 등 명품업체 본사를 방문해 면세점 입점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두산의 가세로 서울 시내 면세점 시장이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핵심 지역에 자리 잡은 두 면세점의 성과에 따라 면세점 시장 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존·신규면세점 경쟁 격화 전망

기존에 문을 연 면세점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는 소공점의 쇼핑 환경 개선으로 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다음 달 말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기 때문에 소공점의 비중이 더욱 커진다.

월드타워점의 면세점 특허를 다시 취득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업권을 다시 따낸다고 해도 영업 공백 기간에 따른 인력과 공간 활용 문제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문을 연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출이 개장 초기보다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못 미치는 상황에서 추가로 시내면세점이 문을 열면 고객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신규 면세점으로서는 처음으로 최근 루이뷔통·디올·펜디·불가리 등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20여개 브랜드 유치에 성공했다.

유치 과정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급 명품 유치 성공에 상대적으로 다소 느긋한 입장이지만 이들 브랜드 입점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명품 유치 노력을 계속하면서 각종 할인 및 경품 이벤트 등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신규 면세점이 개장하니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며 "도심에 면세점이 집중돼 있어 지리적으로 차별화된 여의도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항 면세점 경쟁도 관심사다.

유찰을 거듭하던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에는 롯데와 신라 등 4곳이 도전했다.

공항공사는 조만간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반면에 김포공항 면세점 운영사 선정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마감 결과 복수의 입찰 참여업체가 나오지 않아 다시 유찰됐다.

시내면세점이 연이어 문을 연 상황에서 추가로 4곳 신설이 결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비싼 김포공항 면세점 운영에 사업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