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먼저 방문해 가장 긴 38분간 머물며 협조 당부
새누리당·국민의당 각각 30분 면담…우호적 입장 확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국회를 찾아 쟁점법안 처리를 또다시 호소했다.

지난달 29일 국회를 찾아 법안 처리를 읍소한 지 12일 만이다.

그간 여야 지도부 구성에 변화가 있었던 만큼 신임 지도부에 다시 한번 쟁점법안의 19대 국회 내 처리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일정이 맞지 않아서 만나지 못했고,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번에 만나 이번 면담에선 빠졌다.

지난 방문 때 새누리당을 제일 먼저 찾았던 유 부총리는 이날은 더민주의 문부터 두드리며 야당을 '예우'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더민주에서는 38분간 머물렀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30분간 방문했다.

유 부총리는 더민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완주 차기 원내수석부대표에 대해 "존경하는 분", "수석부대표는 재선의 꽃"이라며 한껏 추켜세운 뒤 "법안 처리에 많은 도움을 주시라 부탁하러 왔다"고 용건을 꺼냈다.

이에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의를 반영하는, 여당이 일하는 법·예산에 대해 충분히 지원하고 협조할 의향이 있다", "86그룹이라고 너무 겁내지 않으셔도 된다"며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유 부총리는 비공개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기업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야당에도 잘 설명을 해달라는 박 수석의 주문이 있었다"고 말해 '쓴소리'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춘석 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해 "기획재정위 내에서 이견들이 있더라. 너무 늦게 제출돼서 실질적으로 (19대 내에) 이뤄질수 있을지.."라며 정부의 법안제출이 늦은 점을 비판했다.

유 부총리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만남은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면담 막바지에 유 부총리와 따로 어깨동무를 하고 밀담을 나누며 법안 처리 방안을 숙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은 신임 지도부에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과 잘 협의해주십사 하는 부탁을 간곡히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프리존특별법과 관련, "그래도 가장 이견이 좁혀져 있기는 하지만 과도기여서 상임위 소집이 지도부 뜻대로 잘 될지도 봐야한다"며 법안 처리가 무산될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법과 노동개혁4법, 규제프리존법, 관세법, 자본시장법 등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19대 내 처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자주 의장님을 찾아뵐 것"이라며 19대 국회내 쟁점 법안 처리를 거듭 부탁했다.

이에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더 정직하고 책임있게 정책을 해나간다면 저희도 나름 필요한 일을 협력할 것이고 동시에 야당으로서 국민입장에서 제대로 살피고 따질 것은 따지며 함께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규제프리존법과 관련, "개인적으로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더민주쪽에서 소극적인거 같다.

제가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좀 더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새누리당 정 원내대표를 찾아 노동개혁 4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박수윤 서혜림 기자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