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2% 포인트 낮추면 연간 9천억 비용 절감
"용선료 매달린 해운과 달리 비용 줄여야 조선업 회생"


주요 업종 구조조정 태풍의 한 복판에 서 있는 조선업계 '빅 3'인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평균 11.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운 '빅2'인 한진해운, 현대상선의 평균 2.0%보다 5.6배나 높다.

업종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높은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의 7.6%와 비교해도 인건비 비중이 현격히 높다.

9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소장 오일선)가 이들 조선 3사의 최근 5년간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집계한 결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인건비가 매출 대비 13.7%를 차지했다.

삼성중공업은 2011년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8.7%였으나 2012년 9.1%, 2013년 9.6%, 2014년 10.1%로 상승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5년간 인건비가 지속해서 증가했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2011년 8.3%에서 2012년 8.4%, 2013년 8.5%, 2014년 9.9%, 지난해 9.9%로 상승했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9%를 넘기 시작한 2014~2015년에는 영업적자를 봤다.

대우조선은 이미 5년 전부터 인건비 비중이 10%를 넘었다.

2011년과 2012년 각각 10.2%, 10.0%를 차지했고 2013년 9.1%로 다소 낮아졌지만 2014년 9.6%, 지난해 10.0%로 다시 올라갔다.

이 연구소는 조선 3사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2%포인트 낮추면 연간 약 9천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

조선 3사의 작년 기준 직원 수는 5만4천582명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8.9%로 1%포인트 낮추면 한 해 2천400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 1인당 평균 보수액(7천800만원)으로 계산하면 약 3천명에 달하는 인건비다.

삼성중공업도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10%로 유지하면 3천400억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

대우조선 역시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1%포인트 낮추면 1천300억원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연구소는 "해운업의 경우 높은 부채비율이 발목을 잡고 있어 용선료 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반면 조선업은 부채보다 내실 악화라는 늪에 빠져 있어 비용을 줄이는 것이 긴급처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일선 소장은 "많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을 때 인건비 비중은 덜 중요해 보일 수 있지만 영업적자 상황에서 같은 인건비 수준을 유지하면 경영상 큰 부담이 된다"면서 "조선 3사가 저성장 시대를 견뎌내려면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1~2%포인트는 더 낮춰야 회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