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점령한 캡틴아메리카·주토피아…'M&A 홈런' 친 디즈니
지난 10년 동안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미국 미디어그룹 월트디즈니의 영화제작 스튜디오 인수합병(M&A) 전략이 속속 열매를 맺고 있다.

지난 6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한 영화 ‘캡틴아메리카: 시빌워’(한국에선 지난달 27일 개봉·왼쪽)는 지난 주말 북미에서만 2억달러(약 2311억원)가 넘는 티켓 판매 수익을 거둬 개봉 첫 주말 역대 박스오피스 매출 4위에 오를 전망이다.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시빌워는 올해 최대 흥행작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2009년 디즈니가 43억달러에 인수한 마블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월트디즈니가 올해 주토피아부터 정글북, 시빌워까지 연달아 흥행작을 내놓으며 디즈니 영화가 상반기 26주 가운데 13주 동안 1위를 차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인 주토피아(오른쪽)와 정글북은 흥행 수입이 각각 9억3460만달러와 7억3810만달러로 올해 세계 흥행 순위 1위와 4위에 올라 있다. 디즈니가 2006년 74억달러에 인수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의 역량이 녹아든 덕분이란 분석이다. 이 영화들은 픽사가 직접 제작하진 않았지만 픽사에서 ‘토이스토리’를 만든 존 래시터가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크리에이터 리더를 겸직하고 있다.

제시카 레이프 코언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픽사 인수가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구했다”고 평가했다.

20억달러가 넘는 티켓 판매 수익으로 지난해 세계 흥행 1위를 차지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도 디즈니가 2012년 41억달러에 인수한 루카스필름이 제작한 영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