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 관계자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 관계자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사업은 스마트폰과 집, 사무실 등과 연계해 차 안에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커넥티드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커넥티드카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자동차다.

차 안에서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집, 사무실, 도로망 시스템 등과 연계된 커넥티드카는 외부에서 원격으로 시동을 켜고 끌 수 있다. 인터넷망에 접속해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물인터넷(IoT) 자동차로도 불린다.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지난 19일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및 솔루션 업체인 시스코와 손을 잡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자동차 내부에서 이뤄지는 데이터 송수신을 제어한다. 커넥티드카는 기존 자동차와 달리 제어해야 할 장치와 송수신 데이터가 많아 차량 내 초고속 연결망 구축이 필수다. 현대차는 시스코와 함께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확보한 뒤 클라우드, 빅데이터, 보안 등으로 구성되는 통합 커넥티드카 인프라 개발도 서두르기로 했다.

두 회사는 협업을 위한 커넥티드카 테스트 과정에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참여시키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시스코와의 협업은 현대차가 주도하는 미래 커넥티드카와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조기에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불리는 커넥티드카를 2025년까지 개발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미래 친환경차 분야에서 독자노선을 걸었던 방식과 달리 이번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선 글로벌 업체와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사람이 조작할 필요가 전혀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기술은 고속도로나 도심의 막히는 도로에서 운전대와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 등을 조작하지 않고도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수준에 근접해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출시한 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에 고속도로 주행 지원(HDA) 시스템을 적용했다. 자동차 간 거리제어, 차로유지 등의 운전 보조 기술에 내비게이션 정보를 융합했다. 고속도로에서 HDA 기능을 작동하면 앞 차와의 간격과 차로를 자동차 스스로 조절하며 달린다. 과속단속 카메라가 있는 구간에선 자동으로 제한 속도에 맞춘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엔 제네시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임시운행 허가를 받고 실제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됐다”며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위해 실제 교통상황에서 도로주행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