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CJ·신세계 등 적극 투자…"소비재 수출 확대 기회"

수출 부진이 한국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중국에 이어 이제는 베트남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1998년 베트남에 대표사무소를 연 CJ그룹은 베트남을 한국, 중국에 이은 전략적 요충지로 삼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2012년 "한국,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 제3의 CJ를 건설하겠다"며 적극적인 베트남 투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CJ는 지난 2월 베트남 김치업체 옹킴스 인수를 완료했다.

3월에는 육가공 식품업체 빗산 지분 4.08%를 매입했고,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서 현재 1년에 약 70만톤 규모의 사료를 생산 중이며 축산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스미토모사와 합작으로 제분 시장에도 진출했다.

CJ그룹 관계자는 2일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베트남 투자를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며 "베트남에서의 시장 지위 확대를 위해 제분공장 등의 증설을 검토하는 등 투자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CJ는 사료, 물류, 베이커리, 홈쇼핑, 영화, 유통, 바이오 등 7개 사업부문에서 현지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베이커리, 홈쇼핑, 극장 부문은 현지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의 베트남 진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8일 베트남 호찌민시 고밥 지역에 베트남 12호점인 고밥점을 개장했다.

영업면적은 1만9천273㎡인 고밥점 3층에는 7개 상영관을 갖춘 롯데시네마가 7월 중 개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2008년 베트남에 첫 진출했으며, 지난해 현지 매출은 2천17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는 베트남에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빅씨(Big C) 마트 인수전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는 불발됐다.

롯데는 호찌민 다이아몬드 플라자 백화점을 인수해 운영하는 등 현지 유통망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하노이에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호텔 등이 배치된 복합빌딩인 롯데센터 하노이를 완공했으며, 호찌민에서 복합쇼핑몰과 업무·주거시설 등이 들어서는 에코스마트시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는 이마트를 통해 베트남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말 호찌민시 고밥 지역에 1호 매장을 열었다.

이마트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에 진출한 베트남에서 추가로 점포를 열 계획이다.

해외시장에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수출사업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는 이마트는 베트남으로의 상품 공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인구가 9천만명이 넘는 베트남은 인구 60%가 30대 이하일 만큼 젊은 세대가 많고 경제가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주요국 유통기업들도 최근 경쟁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코트라(KOTRA) 호찌민무역관은 보고서에서 "최근 한국 정부가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소비재 수출 확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베트남 내수시장 성장은 한국 기업들에 소비재 수출 확대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