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트럭 사각지대 보여주는 블랙박스
통학버스 사고서 착안
블랙박스업체 위노비앤티 박성한 대표는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제품 개발에 나섰다. 10여년간 자동차 내비게이션 업체에 몸담은 경험상 중대형 차량의 우측이 운전자 시야 확보에 가장 취약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다. 카메라를 통해 시야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는 장치를 내놓기로 한 것. 당시 그는 코스닥 상장사 위노바에서 신사업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운전자 부주의도 원인이지만 물리적으로 ‘사각지대’를 없애야 근본적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창업 1년 만인 지난달 중대형 차량용 블랙박스 ‘팬타뷰’(사진)를 내놨다. 차량 앞뒤와 양옆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오른쪽 사이드 미러에도 추가로 한 대를 배치했다. 카메라만 총 5대다. 7인치 모니터로 차량 전후좌우를 비롯 우측 문과 바퀴 근처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최초 상용차 전용 5채널 제품이다.
개발의 가장 큰 난관은 전파간섭이었다. 박 대표는 HD급 이상의 카메라를 이용하기로 했지만 디스플레이와의 거리가 5m를 넘어서면 데이터 전송이 어려웠다. 굴삭기 트럭 버스 등 차량 앞뒤 길이가 5m 이상인 중대형 차량에 적용하려면 돌파구가 필요했다.
박 대표는 카메라의 화질을 한 단계 낮춰 전파간섭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7인치에 불과한 모니터를 눈으로 확인하는 데 고화질 카메라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대신 차량 주변을 한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최적의 배치 지점을 찾기 위해 연구에 집중했다.
초기 모델 개발에 성공하고 대형 운송차량 운전자를 대상으로 시험 서비스를 했다. 화질엔 문제가 없었고 사각지대의 시야도 확보할 수 있었다. 한 달 만에 입소문이 났다. CJ대한통운 하나종합물류 등 운송업체들로부터 제품을 사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완성된 제품은 아니었지만 지속적으로 성능을 향상하기로 합의하고 납품을 시작했다. 위노비앤티는 6개월간 시운전을 통해 문제점을 모두 해결한 제품을 지난달 선보였다.
박 대표는 올해 안에 기능이 향상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블랙박스 디스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미러링 기능을 추가하고 크기도 9인치, 10인치 등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그는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발에 매진해왔다”며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예방 캠페인 프로모션도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