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천500억원 증자…7월에 최대 2천억 회사채 발행

정부가 조선과 해운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연합자산관리(유암코)도 부실기업 소화를 위해 이달부터 자본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유암코는 올해 자금 차입 등을 통해 최대 5천억원 규모의 부실기업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유암코는 이달 중 약 1천500억원 규모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증자에는 산업은행(1천억원)과 수출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로써 산업·우리·농협 등 3개 은행의 유암코 지분 비율은 각각 14% 수준에 맞춰질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은 2%의 지분을 갖게 된다.

국민·신한·하나·기업은행 등의 보유 지분은 각각 기존 17.5%에서 14%로 낮아진다.

이번 증자가 끝나면 유암코는 납입 자본금이 4천860억원에서 6천300억원대로 늘어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로서 한층 더 탄탄한 외형을 갖추고 추가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또 유암코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정관 개정을 통해 법인 존속기한을 없앨 예정이다.

2019년까지로 명시된 존속기한을 없애면 회사채 시장에서 좀 더 낮은 금리로 사채 발행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암코는 2019년까지 유지되는 한시 법인이다 보니 불확실성 때문에 회사채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발행금리가 높게 형성돼왔다.

유암코는 이번 정관 변경을 거쳐 두 달 후인 7월께 1천억∼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추가 발행에 나설 계획이며 현재 평잔 1조원 규모인 기업어음(CP)의 발행 확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유암코 관계자는 "추가 증자와 차입금 확대로 장기적으로는 최대 2조원대까지 부채를 늘려 차입(레버리지)을 확대할 것"이라며 "중소·중견기업 구조조정에 앞서 자금조달을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유암코는 현재 인수 마무리 단계에 있는 오리엔탈정공 외에 추가로 영광스텐, 넥스콘테크놀로지, 국제종합기계, 동부건설 등 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은 유암코가 은행들과 협상에 속도를 내면 더 많은 부실기업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암코는 구조조정 기업 선정 후 해당 기업 채권을 인수하기 위해 사모펀드(PEF)를 조성한다.

유암코는 해당 PEF에 업무집행사원(GP)으로 들어가고 채권을 유암코에 매각하는 은행도 재무적투자자(LP)로 참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도 섣불리 부실기업 투자를 위한 PEF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투자를 결정해야지 무조건 따라가기식 투자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