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엔고 나비효과'…11년 만에 최대폭 절상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9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고시하면서 위안화 가치를 약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절상했다. 기준환율을 정할 때 주요하게 참고하는 통화 중 하나인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세를 보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6.458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 대비 0.56% 하락(위안화 절상)한 것으로 하루 절상폭으로는 2005년 7월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대다.

올 들어 대부분 외환시장 전문가는 중국 위안화가 올해 말까지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높이자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8일 일본은행이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 양적 완화 정책을 내놓지 않은 여파로 일본 엔화가 급격한 강세(달러화 약세) 흐름을 보인 것이 이번 위안화 절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달러화와 비교한 일본 엔화 가치는 28일 3% 이상 상승했고, 29일에도 장중 107.06엔에 거래되면서 1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위안화 가치가 CFETS지수에 연동돼 움직이다 보니 미국 달러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지난 20일 뉴욕에서 열린 아시아소사이어티 행사에서 재차 중국 경제 위기론을 제기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헤지펀드들이 연초 위안화 약세에 베팅한 통화옵션 상품 중 8억7000만달러가량이 만기가 돌아온다”며 “외환 투기 세력에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인민은행이 절상 카드를 꺼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