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최신 전략 스마트폰 'G5'. /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의 최신 전략 스마트폰 'G5'. / 사진=LG전자 제공
[ 박희진 기자 ]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가 'G5'만을 바라보고 있다. 올 1분기 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흥행은 더욱 간절해졌다.

LG전자가 지난 28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MC 사업본부는 202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G전자 MC 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억원에 머무른 뒤 3분기와 4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영업손실은 각각 776억원과 438억원이었다. 올 1분기엔 적자 규모가 더 커져 2010년 3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LG전자는 같은 날 MC 사업본부의 2분기 수익 정상화를 전망하며 우려를 잠재웠다. 글로벌 출시 한 달 째를 맞은 G5의 흥행가도에도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한 달동안 글로벌 시장에 출하된 G5는 160만대에 달한다. G 시리즈 역대 최고 흥행작인 'G3'의 경우 출시 한 달간 공급량은 90만대 수준이었다. LG전자는 2분기 G5 판매량을 300만대 이상으로 전망했다.

LG전자가 G5에 거는 기대가 큰 가운데 업계는 G5 외 라인업에도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G5가 기대에 부흥하는 성적을 받더라도 보급형 라인 제품들이 따라와주지 않는다면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LG전자의 2016년 보급형 스마트폰 'K10'. /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의 2016년 보급형 스마트폰 'K10'. / 사진=LG전자 제공
보급형 라인의 역할은 선두업체인 삼성전자 실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IT·모바일(IM) 부문은 올 1분기 2년 만에 영업이익 3조원을 회복했다.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은 최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였지만 중저가 갤럭시 라인도 한몫 단단히 했다.

이경태 삼성전자 IM 부문 상무는 "1분기에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A'와 '갤럭시J'의 신형이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증가했다"며 "이들 라인의 원가구조도 대폭 개선돼 수익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보급형 '투트랙' 라인업이 제자리를 잡아가면서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은 셈이다.

반면 LG전자는 상대적으로 G5 홀로 짊어지고 가야할 부담이 커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G4'와 'V1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부진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보급형 라인까지 타격을 받았다.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X 시리즈'. 'X 캠'(왼쪽)과 'X 스크린'. /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X 시리즈'. 'X 캠'(왼쪽)과 'X 스크린'. / 사진=LG전자 제공
올 들어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앞당기며 보급형 라인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실적 기여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1분기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1350만대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모두 12% 감소했다. LG전자가 이 기간 글로벌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은 'K 시리즈'와 'X 시리즈' '스타일러스2' 등이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 MC 사업본부의 손익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K 시리즈의 양산이 시작돼야 한다"며 "K 시리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G5 외 스마트폰 제품도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로 MC 사업본부의 수익성 회복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보급형 제품의 판매 성적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급형 라인이 G5의 글로벌 판매를 뒷받침하면서 2분기 MC 사업본부의 매출과 수익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힐 수 없지만 1분기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들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며 "2분기엔 G5 뿐 아니라 보급형 신제품 판매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돌발 황금연휴엔 쇼핑도 '꿀맛'…유통가 대대적 할인행사 채비], [신동원 휘문고 교장 "강남 고교가 '정시형'이라는 편견 깬다"], [삼성전자, '갤럭시 효과' 언제까지 …S 끌고 A·J 밀고], [SM6에 이어 말리부까지…중형차 '가격 파괴' 경쟁 불붙었다], [유통기업 '송도 대전' 참전…정지선의 승부수는 '도심형 아울렛']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