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셀트리온과 비교 피할 의도도 있는 듯"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8일 결국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선택한 것과 관련, 변동성이 큰 코스닥과 달리 상대적으로 시장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주효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나스닥, 코스피와 코스닥 등 상장 행선지를 놓고 끊임없이 저울질해왔다.

회사의 뚜렷한 입장 없이 하마평만 무성해지면서 시장에는 확실치 않은 정보가 난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상장 후보 지역으로 꼽혔던 미국 나스닥 시장은 바이오를 비롯해 전반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 일찌감치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미국 시장을 배제하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증시에서도 코스닥 대신 코스피를 결정한 건 주가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데다 외국인 투자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지금까지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 코스닥에 상장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지천삼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주식시장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스로 가장 적합한 시장을 선택한 것"이라며 "안정적인 자금 조달과 외국인 투자자 모집과 같은 부분에서 코스피 시장이 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거래소가 적자 기업이라도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도록 규정을 고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지난달 초 '대형성장 유망기업'의 경우 매출과 이익이 나오지 않더라도 추가적인 영업 및 재무안정성 심사를 통해 기업 계속성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제도에서는 코스피 상장이 어려웠으나 거래소가 규정을 손보면서 상장 가능성이 열린 셈이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형성장 유망기업에 속하게 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바이로직스가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과의 비교를 피할 의도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10조원 안팎으로 12조원에 가까운 셀트리온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수 있게 됐는데 굳이 코스닥에서 비교당하고 싶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연내 코스피 상장 추진을 결의했다.

이달 말 지정감사인을 신청하고 다음 달 중에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