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패널 바꾸면 대규모 투자 불가피
연간 1억개 공급하려면 최소 10조 투자 선행돼야

애플이 이르면 내년부터 차세대 아이폰에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레드 물량을 공급하게 될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외신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디스플레이단지의 A3 라인에 아이폰용 올레드 전용라인 가동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삼성디스플레이가 10조원(87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삼성 측의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애플이 지난해 2억3천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한 점에 비춰 아이폰 전체 물량이 올레드 패널로 전환될 경우 삼성이 연간 1억개 이상의 올레드 패널을 공급해야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애플에 능동형 올레드(AM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동안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아이폰 전 모델에 채택해 왔으나 플렉시블 올레드를 비롯한 다른 패널로의 전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연 50% 이상 성장하는 등 LCD 패널보다 성장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고사양이 적용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향후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공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애플의 계약 내용은 삼성이 5.5인치 패널 기준으로 연간 1억개를 최소 3년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의 투자는 플렉시블 OLED 패널 생산 전용으로 지은 A3 공장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A3 공장은 현재 6세대(가로 1850㎜×세로 1500㎜) 기준으로 월 1만5천장(원장 기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패널 원장 한 장당 5.5인치 패널 200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수율(불량없는 양산률) 100%를 가정할 때 최대 생산능력은 월 300만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초부터 A3 공장의 생산 규모를 현재의 2배인 월 3만장으로 확대하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A1 공장(4.5세대 월 원장 5만1천장 생산), A2 공장(5.5세대 월 원장 14만장 생산)에 대한 설비투자를 완료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통상 원장 기준으로 월 1만5천장(패널 300만개)을 증산하는 데 2조~3조원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이 애플에 연간 1억개 이상의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려면 최소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