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을 위해 일반 기업의 채권을 사들이기로 한 영향으로 이자를 한 푼도주지 않는 조건에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등장했다.

영국-네덜란드계 생활용품업체인 유니레버는 2020년 만기인 회사채 3억 유로(약 3천895억 원)어치를 쿠폰 금리 0%, 발행 금리 0.08%의 조건에 발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폰 금리는 채권 발행 기관이 채권 구매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이자로, 유니레버는 이 채권과 관련해서는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발행 금리가 0.08%인 데 대해서는 "유럽 회사채 발행 금리로는 최저 수준"이라면서 "사상 유례없는 유럽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조치가 채권시장에서 기업의 조달비용을 계속 떨어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ECB가 비(非) 은행 기업채권 구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유럽 대기업의 조달 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ECB는 또 지난주에는 6월부터 비은행 기업채권 매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시점을 못 박았다.

자산관리업체인 런던 앤 캐피털(London & Capital)의 샌제이 조시는 "ECB의 회사채 매입 때문에 기업이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비용에 자본을 조달하게 됐다"면서 "신용 등급이 높은 기업에는 노다지 시대(bonanza time)가 열렸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