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베트남에서 출장 직원들의 도박장 이용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한 특급호텔에 최근 '삼성직원의 게임장 출입금지'라는 제목의 경고 표지판이 설치됐다.

호텔 지하 성인 게임장으로 연결되는 로비에 있는 이 경고문에는 '삼성 출장 직원의 게임장 출입 시 인사 총무팀으로 자동 신고됨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적혀있다.

이 호텔은 올해 초 슬롯머신 100여 대를 갖춘 게임장을 문 열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 게임장의 한 직원은 "하루 100명 이상의 손님이 찾는다"며 "대부분 한국인"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계열사 직원들의 베트남 출장 때 숙소에 있는 사행성 게임장 이용을 막기 위해 호텔 측과 협의해 이런 경고판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베트남에서 최대 휴대전화 생산공장, 디스플레이 공장 등을 운영하고 소비자 가전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출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직원이 분산 투숙하는 베트남 주요 호텔 중에는 카지노가 있는 곳도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해외 출장을 갈 때 업무에 차질을 줄 수 있는 도박장 이용을 금지하고 교육도 한다"며 "베트남 출장 직원이 많게는 한꺼번에 100명을 넘는 경우도 있어 환기 차원에서 경고판을 설치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현지의 한 교민 사업가는 "업무적인 이유로 도박장 이용을 막는 것은 납득이 가지만 투숙객을 포함한 모든 호텔 이용객이 볼 수 있는 장소에 공개 경고판을 설치한 것은 직원들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지나친 조치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