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기준으로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SAIC)의 성장세가 중국 내 경쟁 과열과 중국의 경기 둔화 여파로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하이자동차(이하 상하이차)는 지난해 순이익이 297억9천만 위안(약 5조 2천3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년의 순익 증가율이 13%였던 점을 감안하면 회사의 성장세가 둔화했음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경기 부양을 위해 소형차의 취득세를 인하했지만, 자동차 판매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중국자동차제조사협회(CAAM)가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신차 판매량은 승용차와 상용차를 합해 2천460만대로 전년보다 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간 판매 증가율은 2012년 이후 3년 만에 최저로 전년의 14% 증가보다 크게 낮아졌다.

상하이차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실적보고서에서 "자동차 시장에서 면세 혜택의 효과가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계속돼 소비 심리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으며, 자동차 가격은 경쟁 격화로 계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두 요인이 자동차업체들에 앞으로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분기 증가율로는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였다.

작년 중국의 GDP는 6.9% 증가해 25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바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15%에 달하는 상하이차는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4.4% 늘어난 2천62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올해 자사와 외국 합작사의 전체 자동차 판매 목표량이 617만대라며 이는 작년보다 4.6%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자동차제조사협회가 예측한 올해 신차 판매 증가율 6%보다 더 보수적인 전망이다.

작년 상하이차와 외국 합작사의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590만대로 전년보다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은 6.4% 늘어나 6천700억 위안에 달했다.

판매량과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상하이차의 총 마진율은 전년의 10.3%에서 9.3%로 떨어졌다.

이는 회사가 작년 폭스바겐, 제네럴모터스(GM) 등 합작사와 함께 수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스포츠유틸리티(SUV) 자동차 생산업체인 장성자동차는 작년 총 마진율이 25.2%로 전년의 27.7%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장성자동차의 작년 판매량은 전년보다 15% 증가한 바 있다.

상하이차는 폴크스바겐과 합작사인 상하이 폴크스바겐의 작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5% 증가했다고 밝혔다.

GM과의 합작사인 상하이 GM은 판매량이 0.5% 감소했고, 상하이차 자체 브랜드의 판매량은 2014년 22% 급감한 데 이어 작년 5.6% 줄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