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규슈공장 조립 라인. 한 작업자가 렉서스 완성차의 품질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사진=도요타)
렉서스 규슈공장 조립 라인. 한 작업자가 렉서스 완성차의 품질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사진=도요타)
[ 김정훈 기자 ] 지난 15일부터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현 연쇄 지진으로 일본내 가장 피해가 큰 자동차, 전자 업종 등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규슈지역에 자동차 생산기반 시설을 갖춘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자동차 등이 조업 중단에 들어가며 피해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

18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주 지진이 시작된 직후 고급차 렉서스의 규슈 조립라인의 생산중단에 들어갔다. 또 계속된 지진 영향으로 해당 지역 부품사들의 생산중단이 결정됐고, 일주일 간 부품 수급 문제 등을 고려해 공장 가동을 멈췄다.

도요타는 생산 재개 여부 시점에 대해선 오는 20일 다시 확인해 밝힐 예정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이번 지진으로 생산시설 문제는 전혀 없지만, 한 가지 부품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완성차 조립이 어려운 만큼 본사에서 부품 공급 시간을 체크하고 있다"며 "부품 수급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일주일 간 조업 중단"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 핵심 계열사인 아이신 세이키 등은 지진 발생에 따른 부품 재고 부족 등을 체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이하츠(경차) 생산라인도 이번 주 금요일까지 조업을 중단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마모토현 내 부품공장들의 생산차질로 다른 지역의 조립라인까지 조업 중단을 유발했다"면서 "도요타는 18일부터 5일간 아이치현의 도요타 4공장의 7개 완성차 라인이 단계적으로 조업이 중지되면서 5만대 생산차질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혼다는 구마모토에 위치한 연산 25만대의 모터사이클 조립공장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으나 다른 지역의 자동차 생산 공장은 정상 운영 중이다.

닛산은 지진 발생지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로그, 무라노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만드는 2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와 달리 이번 지진에 따른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반사이익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생산 차질을 빚은 부품이 한국산 부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고, 피해 규모가 일본 완성차 판매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현재까지 발표된 일본 업체들의 피해 규모는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에 있어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도요타의 현지공장 생산 정상화에 대한 방향성은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GM,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회사들은 일부 차종에 일본 변속기 생산업체로 유명한 아이신세이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업체들의 조업 중단이 길어지면 국내 판매용 차량에 대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아이신 변속기를 공급받는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부품 확보에 차질이 생길지 현재 파악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