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도…4대 금융 1분기 실적 '선방' 전망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저금리 기조 속에서 선방한 올 1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강화된 규제에 맞춘 자본 확충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신한·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이어 22일 하나금융지주가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LIG·NH투자증권 등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올 1분기 실적은 ‘합격점’이다.

우리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3213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10.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와 대기업 여신 중심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대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 등 기업 구조조정 관련 대손비용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3535억원의 1분기 순이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기대치 이상으로 평가된다. 순이자마진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원화 강세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이 350억~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2.9% 하락한 5748억원이지만 그리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비이자 부문의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대출 성장은 견조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1분기 순이익이 4338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29.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작년 1분기에는 카드 법인세 환급에 따른 1800억원의 이익이 더해진 것을 감안하면 큰 실적 악화로 보기는 힘들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14일 우리은행 등 국내 7개 은행의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을 낮췄다. 우리은행의 등급 하향에는 자본 확충 우려가 컸다.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 규제 ‘바젤3’에 따르면 2019년까지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가 적립해야 할 최소 보통주 자본비율은 8.0%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각각 10.84%, 10.54%로 규제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자본비율 관련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은경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후반부터 신한 등 4대 금융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1분기 실적 선방과 자본 확충 불확실성 감소를 그 요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