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석유제품 감소 커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대(對)중국 수출이 7년 만에 가장 큰 폭인 1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활로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 수출 부진 탈출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1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은 285억4천404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줄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2분기 -20.3% 이후 분기당 실적으로 7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 1월 -21.5%를 기록한 중국 수출은 2월 -12.9%에 이어 3월 -12.3%로 감소폭을 다소 줄였지만 전체적인 수출 감소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1분기 수입액은 202억1천406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9.6% 줄었다.

다만 월별 수입액은 1월 -15.4%, 2월 -13.7%에 이어 3월에는 0.9%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품목별(이하 MTI 3단위 기준)로는 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및 센서,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등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는 1분기 수출 금액이 55억9천367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4% 감소했다.

평판 디스플레이 및 센서(42억3천231만달러)와 합성수지(14억1천332만달러)의 감소폭도 각각 -21.9%, -14.5%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12억7천787만달러)과 석유제품(9억4천688만달러)도 전년보다 각각 14.8%, 24.2% 감소했다.

박진우 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제품의 70% 이상이 중간재인데 이 분야에 대한 중국 수요가 줄고 있다"며 "특히 중국은 반도체 같은 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생산 설비를 늘리면서 수입을 줄여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중국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앞으로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우리나라로서는 급성장하는 소비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분기 대미국 수출은 168억705만달러로 전년보다 3.3% 줄었다.

수입도 101억5천909만달러로 -4.9%를 기록했다.

일본과의 교역 상황도 여전히 부진했다.

1분기 수출액은 55억4천389만달러로 -13.1%, 수입액은 106억9천687만 달러로 -11.2%를 각각 기록했다.

대일본 수출은 2014년 4분기 -13.9% 이후 6분기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3대 수출국으로 떠오른 베트남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우리나라가 1분기에 70억7천430만달러를 수출해 전년보다 7.6%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18.2%, 2분기 36.8%, 3분기 34.9%로 고공 행진하던 수출 증가세는 지난해 4분기(9.8%)부터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