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회상장한 중국 유미도그룹 "한국의 뛰어난 화장품 기술 사업화시켜 중국에 팔겠다"
중국에서 4000여개 피부관리점(에스테틱)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유미도그룹의 천광 대표(사진)는 지난해 한국 화장품 성분 분석을 수차례 시도했다. 한국 화장품이 잘 팔리는 게 ‘한류’ 때문인지, 제품이 좋아서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피부에 좋은 원료를 쓴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부 화장품은 분석조차 안 될 정도로 최신 원료가 들어 있었다.

‘한국의 뛰어난 기술을 중국에 들여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거래소 베이징사무소 직원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 2월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업체 넥스트아이를 소개받고 사흘 만에 인수 결정을 내렸다. 코스닥 상장사인 데다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유미도그룹이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것이다. 이 인수합병(M&A)에 560억원을 투입했다.

천 대표는 “넥스트아이를 통해 한국 화장품 원료를 공급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미도는 중국에서 1000여개 화장품을 직접 생산 중이다. 그는 “한국 화장품 제조기술이 매우 뛰어나지만 판로 개척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며 “유미도그룹 내 4000여개 점포와 500여만명의 회원을 상대로 한국의 기술과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등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 기술협력도 추진한다. 유미도그룹의 항화병원과 연계해 바이오연구센터 건립을 검토 중이다. 항화병원은 일시에 거금을 내면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중국 내 부자들을 상대로 영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인공관절, 필러 등 한국의 기술과 소재를 우선 들여오기로 했다. 한국 성형외과와 연계해 ‘의료관광’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천 대표는 “유미도의 피부관리점 프랜차이즈를 한국에 들여오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내 ‘경단녀(경력단절여성)’를 상대로 프랜차이즈 모집에 나선다면 수요는 충분하다는 예상이다. 신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은 ‘벤처 인큐베이터 산업기금’을 조성해 조달하기로 했다. 중국과 한국 정부의 벤처 투자자금, 민간투자 기관 등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는 기술이 있고 중국에는 시장이 있다”며 “이 두 가지를 잘 융합하기 위해 매칭하는 일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미도그룹은 첫 단계로 오는 18일 한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겸한 ‘한·중 헬스케어 자본포럼’을 연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