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궤도 호텔 이어 달·화성같은 먼 우주에도 거주지 마련"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우주호텔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방산업체가 설립한 벤처기업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는 숙박업체 '비글로 에어스페이스'가 제작하는 거주시설을 우주에 보내는 사업을 2020년 시작할 계획이다.

비글로가 추진하는 사업은 수백 ㎞ 상공에서 지구 궤도를 도는 호텔을 여는 것으로 관광객까지 유치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업체의 설립자인 로버트 비글로는 우주호텔 사업이 장래에 달에 거주시설을 짓는 사업의 종잣돈을 대줄 것이라고 기대를 부풀렸다.

비글로는 지난 8일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통해 약 400㎞ 상공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소형 거주시설을 보냈다.

케블라 같은 고강력 섬유로 만들어진 이 시설은 곧 ISS에 접합돼 우주인들에게 사용될 예정이다.

우주인들은 '빔'(BEAM·비글로 확장 활동 모듈)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시설을 2년 뒤 폐기될 때까지 쓰며 실용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열, 방사선, 우주 쓰레기로부터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지 종합적인 시험이 이뤄진다.

록히드마틴과 보잉 등 로켓 추진체를 개발하는 우주항공 업체들이 이번 산업에 뛰어든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산업이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을 봤다는 대목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숙박시설 건설업체와 우주선 발사 업체가 사상 처음으로 상업적 협력체제를 구축한 사례로 기록된다"고 설명했다.

비글로는 우주호텔이 ISS를 떠나 지구 궤도의 다른 곳에도 설치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주 진출을 원하는 국가, 중력이 미미한 환경에서 실험할 연구소, 관광업체 등에서 수요가 이미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ISS에 우주 주거공간을 확장하는 기술은 원래 미국 정부의 우주과학 연구기관인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됐으나 의회의 반대로 백지화됐다.

미국에서 저가 숙박업체 '버밋 스위트 오브 아메리카'를 운영하던 비글로는 NASA의 계획을 보자마자 매료돼 기술 특허를 사들였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2억9천만 달러(약 3천320억원) 사재를 투자해 계획을 실현하고 있다.

NASA는 우주호텔 사업이 화성과 같은 먼 우주 공간에서도 우주인들이 더 효과적이고 싸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