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에이블씨엔씨 제공
사진=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에이블씨엔씨 제공
"뭉쳐야 산다." 포화상태인 로드숍 화장품 업계가 자사 브랜드를 한데 모은 편집숍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LG생활건강이 올 2월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로드숍 브랜드를 묶은 편집숍 '네이처 컬렉션'을 출범시켰고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도 자사 편집숍을 론칭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주력 브랜드와 함께 약소·신규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11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오는 12일 '미샤', '어퓨', '스위스퓨어' 등 전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편집숍 '뷰티넷' 1호점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선보인다.

소비자들에게 에이블씨엔씨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접하게 만들어 보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편집숍 시장에 진출한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세컨드 브랜드 어퓨와 자연주의 브랜드 스위스퓨어의 활성화를 위한 노림수이기도 하다.

에이블씨엔씨는 향후 신규 개점뿐 아니라 기존 미샤 매장들 중에서도 필요에 따라 뷰티넷 매장으로 전환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광열 에이블씨엔씨 부사장은 "뷰티넷 개점으로 더 많은 고객이 에이블씨앤씨의 다양한 브랜드를 손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신규 점포 개설은 물론 기존 매장들도 필요에 따라 뷰티넷 매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기존 편집숍 '보떼'와 자연주의 브랜드 '비욘드', '투마루' 매장을 자사 브랜드 편집숍 '네이처 컬렉션' 매장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네이처 컬렉션에서는 더페이스샵, 비욘드 등 외에도 CNP, 이자녹스, 수려한 등의 브랜드를 판매한다.

LG생활건강은 우선 이달 안으로 투마루 매장 9곳을 네이처 컬렉션 매장으로 돌리고, 보떼 및 비욘드 직영점 13곳도 전환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총 800여 곳에 달하는 보떼와 브랜드숍 비욘드 매장을 네이처컬렉션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화장품 기업 입장에서 자사 브랜드 편집숍 출범은 고객 충성도 증진과 기존의 비효율 매장 개편, 제품 유통 및 재고 관리 효율화 등의 장점이 있다고 업계에서는 진단했다.

자사 브랜드 편집숍의 경우 대부분 통합 회원 제도를 활용하므로 소비자 동향 분석과 관리 등에 효율적이다. 전 유통업계의 화두인 온·오프라인 연계(O2O)도 편집숍 운영의 한 이유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자사 브랜드 편집숍 운영사례는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으로 꼽힌다. 2008년부터 시작한 가맹사업 아리따움은 사업 시작 3개월 만에 1000호점을 돌파했고, 현재 전국 1355개점의 매장이 성업 중이다.

아리따움의 경우 멤버십 누적 가입 회원수가 1000만명에 달한다. 2010년부터 운영하는 '유료 VIP 멤버십' 회원도 84만명에 이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가입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표 상품 무료 체험 기회와 할인 혜택 다양한 프로모션 소식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층인 화장품 고관여 고객을 깊이 있게 관찰하고 수요를 잘 잡아낸 덕분에, 혁신적인 히트제품 '모디네일'과 '쿠션틴트' 등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