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세계일류소재개발사업 2단계 성과 전시회’에서 참석자들이 신소재로 제작한 자동차 휠을 살펴보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세계일류소재개발사업 2단계 성과 전시회’에서 참석자들이 신소재로 제작한 자동차 휠을 살펴보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필름 소재업체 아이컴포넌트는 2년 전 세계 최초로 고화질(HD) TV 디스플레이용 필름을 개발했다. 디스플레이에 필름을 입히면 기존 HDTV의 화질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필름은 지난달 삼성전자가 출시한 양자점(퀀텀닷) 초고화질 모델인 SUHD TV에도 채택됐다. LG전자 스마트폰 ‘G플렉스’, 애플의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애플워치’에도 들어갔다. 글로벌 소재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이룬 성과여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 1위 소재기업 발굴

중기 키운 첨단소재, 수출엔진으로 뜬다
아이컴포넌트가 디스플레이용 필름 기술을 개발하게 된 데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세계일류소재개발(WPM)사업이 한몫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재기업을 육성하는 WPM사업 대상으로 뽑힌 이 회사는 그동안 총 36억원을 지원받았다.

이기호 아이컴포넌트 상무는 “기술 개발 후 디스플레이용 필름 분야에서 총 50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며 “WPM사업은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에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PM사업은 2010년 시작됐다. 2019년까지 세계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기업 200여곳과 10개 연구소에 지난해까지 총 3984억원을 지원했다. 2단계 사업이 끝난 3월까지 5120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거뒀다.

○포르쉐 등에 납품 성과도

산업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세계일류소재개발사업 2단계 성과 전시회’는 지난 6년간 사업 성과를 진단하는 자리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띈 것은 대·중소기업의 상생이었다.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해 성과를 낸 사례가 많았다.

‘수송기기용 초경량 마그네슘 소재 사업단’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성우하이텍 동남정밀 KC케미칼 등 중소·중견기업 9곳이 참여해 자동차 등 운송 수단에 쓰이는 경량 금속소재를 개발했다.

이 사업단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폭 1600㎜ 마그네슘 판재를 개발했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품질을 인정받아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인 포르쉐에 납품하고 있다. 포르쉐 자동차의 지붕과 보닛 등에 사용된다. 르노삼성이 내놓은 SM7에도 쓰였다.

스마트 강판소재, 나노카본 복합소재, 바이오 메디칼소재 등 9개 사업단에서도 대·중소기업이 힘을 모으고 있다. 김홍균 KC케미칼 대표는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과 유통 경험 부족 등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재산업, 수출 효자로 키운다

수출 성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WPM사업 지원으로 발광다이오드(LED) 기판 등에 쓰이는 사파이어 소재 기술을 확보, 지금까지 747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과 인텔, 중국 화웨이가 주요 고객이다.

WPM사업에 참여한 200여개 기업이 지난해까지 올린 수출액은 1126억원에 이른다. 산업부는 기술 상용화가 마무리되는 2019년에는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WPM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세계 4대 소재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원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세계 최고 수준의 10대 핵심소재 개발 및 상용화를 통해 2020년까지 7조7766억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