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한국경제 DB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한국경제 DB
[ 안혜원 기자 ] 올해 1분기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 왕좌를 차지했다. BMW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렀던 벤츠가 연초부터 매달 1위 자리를 고수중이다.

지난달 벤츠는 E220 디젤이 차종별 판매 1위에도 올랐다. 그동안 티구안으로 장기간 베스트셀링 자리를 독식해왔던 폭스바겐은 벤츠 E클래스에 자리를 내줬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분기 수입차 시장은 전통의 강자였던 독일차 빅4 중 벤츠가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벤츠는 지난달 5162대 팔아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월 판매 5000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 벤츠는 작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한 1만3247대를 기록했다.

반면 1분기 BMW는 작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9643대를 판매했다. 대표 차종 5시리즈의 최대 1200만원 할인 덕에 지난달 판매량은 증가했으나 1~2월 판매 부진을 만회하진 못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잇따른 화재 사고로 곤욕을 치른 BMW는 올 초 안전사고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화재 사고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난 5일에는 2007년식 320i 모델에서 또 불이 났다.

1분기 벤츠의 수입차 점유율은 약 23.7%에 육박, 2위에 오른 BMW(17.2%)보다 크게 앞섰다.

벤츠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인기 차종인 E클래스의 프로모션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벤츠는 일부 딜러사들이 올 6월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둔 E클래스를 최대 17%, 1000만원 이상 할인해 판매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벤츠가 500억원 세금 추징과 검찰 고발 등 잇따른 악재로 구설수에 올랐으나 제품과의 연관성이 비교적 적었던 탓에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졌다"며 "운행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를 일으킨 BMW의 타격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이어 "BMW의 소극적인 사고 대책도 1분기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배출가스 조작 논란에도 가격 할인을 내세워 일시적으로 판매량을 높이던 아우디 폭스바겐도 결국 하락세에 직면했다. 1분기 폭스바겐은 18%, 아우디는 45% 감소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까지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나 결국 판매 감소를 막지 못했다.

프로모션의 효력이 끝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티구안이 하반기 신차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줄고 있어 당분간 회복세에 접어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에 따른 디젤차 약세와 더불어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마무리 되지 않고 계속 잡음을 일으키면서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포함한 독일차 전반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규어 XF. 사진=재규어코리아 제공
재규어 XF. 사진=재규어코리아 제공
독일차 업체의 부진 속에서 비독일차 브랜드의 선전은 돋보였다.

영국산 럭셔리카 랜드로버의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랜드로버는 1분기 2733대를 판매해 상위 업체 중 가장 높은 65.1%의 성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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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