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원연 이주한 박사팀 "흑린 박막 효율적 제조…응용소자 개발"

그래핀을 이을 미래 전자소자 재료로 주목받는 고결정성 흑린(BP) 박막을 손쉽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6일 환경소재분석본부 나노표면연구팀 이주한 박사팀이 홍익대 박병남 교수팀과 함께 흑린 덩어리에서 원자 1∼3개 층 두께의 고결정성 흑린 박막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흑린은 층구조의 반도체 물질로 반도체 소자 동작에 필수요소지만 그래핀에는 없는 에너지 밴드갭(0.2∼3eV)이 있어 그래핀을 이을 미래 전자소자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흑린을 반도체 소자로 만드는 데 필요한 결정성 흑린 박막은 초기 연구단계 그래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흑린 덩어리에서 테이프로 떼어내 만드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을 뿐 상용화에 필요한 대량생산 기술은 개발되지 않았다.

최근 액체를 이용한 박리법으로 쉽고 간단하게 흑린 박막을 얻은 사례가 발표됐지만 제어가 어려운 형태와 두께로 제작돼 실제 소자에 사용할 수 없고 대량생산도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에탄올과 물을 사용하는 간단한 액상 박리법을 이용해 삼각형 모양의 흑린 단결정이 겹겹이 쌓인 층구조 흑린 박막을 얻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렇게 제작한 원자층 단위의 흑린 박막으로 전자 소자를 제작, 응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이 흑린 박막으로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특성을 조사한 결과 아세톤에 노출된 후 전류가 상승하는 특성을 보여 앞으로 유독가스 감지 센서 등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론적 계산과 모델링으로 흑린 단결정의 삼각형 형태 박리와 에너지 간 관계를 규명하고, 삼각형 모양의 흑린 단결정 박막 두께, 크기 등 여러 변수를 제어해 질적으로 우수한 흑린 박막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주한 박사는 "이 연구에서 액상 박리 방법으로 고결정성, 방향성, 층구조 등을 갖춘 양질의 흑린 박막을 처음으로 만들고 특정 유독가스 센서 제작 가능성을 보였다"며 "현재 흑린 박막을 이용해 다양한 응용소자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3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