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새롭게 도약하려면 일본이 아닌 독일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처럼 고급 부품소재와 소비재 산업을 육성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3일 발표한 '일본과 독일의 사례로 본 우리 수출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수출 규모는 1994년보다 3.11배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1.57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독일이 일본을 크게 앞선 이유는 유로화를 사용하면서 역내 수출가격의 경쟁력을 끌어 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독일은 또 상대적으로 낮은 법인세율과 노동개혁으로 기업환경을 개선한 덕분에 해외 생산기지가 본국으로 돌아왔고 외국인투자 유치도 확대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독일이 난민과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줄어드는 생산가능인구를 대체한 것도 수출 증가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일본은 소극적인 대외 개방과 경직된 이민 정책에 따른 노동력 부족, 신흥국·중간재 중심의 수출구조 등이 수출 둔화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진에 빠진 한국 수출도 일본처럼 주력 수출산업의 해외 생산 비중이 높고 중국 등 신흥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나라도 독일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고급 부품 소재 및 소비재 산업을 육성해 선진국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노동시장의 구조 개혁과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하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노동시장 개혁,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독일이 해외 공장의 본국 리턴을 이끌었듯 우리도 기업 환경을 개선해 국내 생산을 강화해야 한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장개방과 구조개혁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