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샤프 통해 삼성 우회한 올레드 공급원 다변화 모색하나

폭스콘의 샤프 인수가 삼성, 애플 두 라이벌 간 또 다른 신경전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폭스콘의 샤프 인수는 올레드(OLED) 시장 진입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차세대 아이폰에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애플과 올레드 디스플레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간 새로운 긴장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로 불리는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형광성 유기 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자체발광현상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화질 반응속도가 액정디스플레이보다 1천 배 이상 빨라 동영상 구현 시 잔상 등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WSJ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디스플레이 연구소 시그마 인텔을 인용, "전 세계 올레드 디스플레이 공급의 95% 이상을 삼성이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레드는 백라이트가 없어서 스마트폰의 두께를 훨씬 얇게 만들 수 있고, 스크린을 곡선으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애플의 제품 로드맵에 정통한 인사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의 판매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혁신적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초께 아이폰에 올레드 스크린을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경우 올레드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삼성과 LG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폭스콘이 샤프를 인수하고 공개적으로 올레드 개발에 착수할 것임을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는 것.
비록 샤프가 아직 올레드를 개발하지는 못했지만, 지금의 LCD 패널 생산라인과 디스플레이 기술이면 올레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로서는 아이폰에 장착할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삼성에 의존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시그마 인텔의 리사 리 부사장은 "만약 애플이 올레드를 사용하기로 결정한다면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원을 어디로 할 것인지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부품 공급원 관리를 매우 영악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공급 부족과 가격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부품마다 다양한 공급원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 스크린의 경우는 JDI, 샤프, LG 디스플레이가 주 공급업체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IT 전문매체 웨이펑닷컴은 애플이 올레드 디스플레이 관련 인물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면서 애플이 올레드를 자체 개발할 가능성을 보도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