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 1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서 올해 그룹의 실적 개선(턴어라운드)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2000여명의 인력을 내보내고 수익성이 낮은 해외 공장의 문을 닫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두산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선제적 구조조정에 따른 재무구조개선 효과가 1분기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을 통해 나타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중간지주회사 성격인 두산중공업과 (주)두산으로 효과가 골고루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주요 상장사인 (주)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두산건설 등 다섯 곳의 직원 수는 2014년 2만636명에서 지난해 1만8437명으로 약 10%인 2199명이 줄었다. 네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에 포함시켜 논란을 일으킨 두산인프라코어는 5700명에서 4041명으로 1659명 줄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고정비를 줄여 더 이상 실적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올해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2800억~29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4% 줄어든 274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적자전환해 8595억원을 나타냈다. 지주회사인 (주)두산은 작년 1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이 가운데 1조6000억원가량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비용 탓이었다는 게 두산그룹 설명이다.

두산그룹은 앞으로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예고된 상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29일 공작기계사업 부문 매각 대금을 받아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안대규/도병욱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