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국내에서 출시되는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G5'. / 사진=LG전자 제공
오는 31일 국내에서 출시되는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G5'. / 사진=LG전자 제공
[ 박희진 기자 ]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G5'의 출고가를 삼성전자 '갤럭시S7'과 똑같게 책정하면서 지원금 규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고가에 이어 지원금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완전한 정면 승부에 나설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오는 31일 국내에 출시하는 G5의 출고가를 83만6000원으로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7 32기가바이트(GB) 모델과 같은 가격이다.

그동안 LG전자가 통상 전략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보다 낮게 책정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G시리즈가 갤럭시 시리즈와 같은 가격에 출시되는 것은 2013년 'G2' 이후 처음이다. 당시 G2와 갤럭시S4의 출고가는 95만4800원으로 같았다.

이후 'G3'와 'G4'는 같은 해 출시된 '갤럭시S5'와 '갤럭시S6' 보다 약 2만원~3만원 출고가가 낮았다. 지난해 하반기 LG전자가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V10'은 '갤럭시노트5' 보다 10만원이나 더 저렴했다.

업계에선 G5에 대한 LG전자의 자신감이 출고가에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G5는 지난달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베일을 벗은 후 국내외에서 호평과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조준호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사장)은 "G5를 공개한 후 재미와 혁신성 측면에서 기대 이상의 시장 평가를 받았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훨씬 더 좋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LG G5와 프렌즈' 체험존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있다. / 사진=LG전자 제공
지난 주말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LG G5와 프렌즈' 체험존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있다. / 사진=LG전자 제공
이제 관심은 LG전자가 G5에 투입할 지원금 규모다. 공시지원금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협의해 결정한다.

G5와 갤럭시S7의 출고가는 같지만 LG전자가 삼성전자 보다 공시지원금을 더 많이 실어준다면 G5의 실제 구매가는 낮아진다. 지난해에는 G4의 공시지원금이 갤럭시S6 보다 많았다.

확실한 제품 경쟁력만 있다면 제조사 입장에선 굳이 지원금 부담을 늘릴 필요는 없다. 업계에선 LG전자가 G5에 대한 자신감이 강한 만큼 이번엔 갤럭시S7과 비슷한 수준의 지원금을 투입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갤럭시S7의 지원금은 출시 첫 날인 지난 11일 이동통신 3사의 10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23만6000원~26만4000원으로 책정된 후 현재까지 제자리다.

일각에선 스마트폰 사업 정상화가 절실한 LG전자가 G5 판매 촉진을 위해 지원금을 더 많이 실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부진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보급형 라인까지 타격을 받았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G5는 무너진 LG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을 다시 세워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LG전자가 G5 판매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초반부터 높은 지원금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