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서 정상회담 열어 '전략동반자관계' 격상…중국주석 첫 체코 방문
파룬궁, 티베트 지지자 환영행사장 주변서 시위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등의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전략동반자관계'로 격상시켜 공동이익을 확대하고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양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체코의 발전 전략의 접목을 강화해 양국간 협력계획의 요강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한편 중국과 중동(中東)유럽 국가 간의 '일대일로' 협력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기계, 자동차, 항공 등 제조업 협력과 금융, 핵에너지, 중의약, 항공운송, 산업단지, 전방위적 상호연결과 소통, 전자상거래, 통신, 스마트산업, 나노기술, 환경보호 등 새로운 분야의 협력 추진을 통해 양국 경협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가자는 데에도 합의했다.

양국은 고위층 교류를 지속함으로써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고 주요 국제·지역 문제에서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인문교류, 교육, 관광, 스포츠 등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시 주석과 제만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양국 공동성명'에 서명했으며 양국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자상거래, 투자, 과학기술, 관광, 문화, 항공 등 분야의 협력문건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체코는 신중국과 가장 먼저 수교한 국가 중 하나로 양국민 간의 우의는 역사가 매우 깊다"며 양국 간 전통우호를 더욱 돈독히 하고 협력의 새로운 성과를 도출함으로써 우호·협력의 횃불을 대대로 전승해 나가자고 말했다.

제만 대통령은 "최근 양국간 무역·투자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체코가 중국이 유럽연합(EU)에 진출할 수 있는 '대문'이자 교통, 물류, 금융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회답했다.

제만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올해 중국의 대(對) 체코 투자액이 950억 코루나(약 4조5천7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는 중국이 체코에 최대 450억 코루나(약 2조2천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 주석의 방문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은 또 아이스하키, 축구 등을 훈련 중인 청소년들을 만나 격려하면서 양국 스포츠 분야의 협력 확대 의지도 표명했다.

1949년 양국 수교 이후 중국 정상이 체코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시 주석이 취임 후 동유럽 국가를 찾은 것 역시 처음이다.

제만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대통령궁에서 21발의 예포 발사를 포함한 환영식을 베풀었으며 전날에는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시 주석을 프라하 외곽의 대통령 별궁인 라니 궁전으로 초청, 산책을 겸한 비공식 회동도 마련하는 등 극진히 환대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 밀란 슈테흐 상원의장, 얀 하마첵 하원의장, 아드리아나 크르나코바 프라하 시장을 포함한 정·재계 인사들과 두루 만난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방문은 중국의 티베트 강압 정책에 반대하는 체코 시민들의 시위를 불러일으켰다.

법륜공(法輪功·파룬궁) 수련자와 중국의 티베트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공식 환영식 행사장 주변에 몰려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체코 활동가 수십 명이 모여 과거 달라이 라마와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시 주석의 티베트 정책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12명이 체포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