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박정원 시대 열려…"공격적 경영 하겠다"
흑자 경영 '올인'…재무 개선·신규 사업 정착 집중

유동성 위기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두산그룹이 박정원 회장 시대를 맞았다.

박용만 전 회장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박정원 회장의 최대 화두는 올해 흑자 경영으로 그룹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박정원 ㈜두산 지주 부문 회장은 이날 서울 강동구 DLI 연강원에서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지주사인 ㈜두산의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 왔던 관례에 따라 박정원 회장은 박용만 회장에 이어 두산그룹 총수에 오르며 오너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다.

박두병 회장의 부친인 박승직 창업주부터 따지면 두산가 4세에 해당한다.

박 회장은 이날 공격적인 경영을 선언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는 두산의 혁신과 성장의 역사에 또 다른 성장의 페이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면서 "두려움 없이 도전해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세계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열린다"면서 그룹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신규사업 조기 정착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 현장 중시 기업문화 구축에 중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박정원 회장이 두산그룹의 청사진을 제시함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이 발 빠르게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안정적인 기반을 토대로 그동안 유동성 문제를 드러냈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 지어 두산그룹 전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3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시행해 어려워진 시장 상황에 맞춰 인력 수요를 조절했다.

최근에는 MBK파트너스에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1조1천300억원에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우량 자회사인 밥캣의 성공적인 국내 상장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개시하는 ㈜두산의 면세점 사업도 박정원 회장의 경영 역량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두산은 59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동대문에 있는 두산타워 빌딩을 면세점 매장으로 전환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승계를 두고 내홍이 일었던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두산은 무리 없이 박정원 회장이 이어받아 부담을 덜게 됐다"면서 "그러나 두산그룹을 계속 괴롭혀온 유동성 위기 문제를 올해 해결하느냐에 그의 경영 능력이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김연정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