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피커가 탐내는 '알짜카드' 아직 남아있네
신용카드사들이 발급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내놓은 고(高)혜택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판매하는 카드도 인기다. 카드사들은 그러나 최근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이 같은 ‘알짜 카드’를 줄여 나가고 있어 카드 신청을 고려 중인 소비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와 삼성카드는 설계사 채널 대신 온라인 채널로만 카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혜택을 강화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존 카드 모집인을 통하면 한 장당 발급 비용이 10만~15만원에 달한다. 반면 소비자가 홈페이지를 방문해 카드를 신청하는 온라인 채널은 발급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작년 말 우리카드가 출시한 ‘SK Oil400카드’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만 카드를 발급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 카드를 이용해 SK주유소에서 주유하면 L당 최대 400원을 할인해 준다. 전월 카드 사용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L당 120원, 70만원 이상이면 150원, 100만원 이상이면 200원, 200만원 이상이면 400원을 각각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타사 주유 할인 카드가 L당 100원 안팎 할인해 주는 것과 비교할 때 파격적인 혜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차량 이동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우리카드의 대표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가 지난 1월 출시한 ‘삼성카드&플래티넘 마일리지 카드’도 온라인 채널로만 판매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는 대신 부가서비스 혜택을 높였다. 이 카드는 주유소·백화점·택시·커피·편의점 등 5개 주요 업종에서 사용 시 1000원당 스카이패스(대한항공) 2마일리지를 매월 2000마일리지까지 적립해 준다. 다른 일반 가맹점에서도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연회비는 4만9000원(해외 겸용)으로 타사 항공 마일리지 카드의 절반 수준이다.

롯데카드의 ‘롯데벡스카드’와 신한카드의 ‘신한 하이포인트카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알짜 상품에 속한다. 사용처에 관계없이 높은 기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두 상품은 카드사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으로 유명하다. 롯데벡스카드는 가맹점과 업종 구분 없이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금액의 최대 2%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하이포인트카드는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통신·해외 가맹점 등에서 사용 시 결제액의 최대 5%(전월 사용액 150만원 이상인 경우)를 포인트로 쌓을 수 있다.

KB국민카드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핵심 상품으로 선보인 ‘다담카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이 30만원만 넘으면 대중교통·이동통신업종에서 결제액의 10%를,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포함한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액의 5%를 할인해 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경영 여건 악화로 모든 카드사들이 수익성을 갉아먹는 제휴 카드를 없애고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고 있다”며 “지금 남아 있는 알짜 카드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