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미국 1위 두부회사를 인수해 글로벌 두부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두부가 건강식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미국에 이어 ‘두부 종주국’으로 꼽히는 중국과 일본 시장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식품은 지난 2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아이어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비타소이 두부 부문을 50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풀무원식품과 국민연금이 조성한 풀무원 코파펀드가 인수금액의 50%씩을 분담했다.
풀무원의 'K푸드 야심'…미국 두부 1위사 인수
비타소이는 1979년 설립된 식품기업으로 두부와 두유 등 콩으로 만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 1, 2위 브랜드인 ‘나소야’와 ‘아주마야’를 보유하고 있다. 비타소이 두부 부문의 연 매출은 600억원 규모로, 대형마트 등 일반 유통채널에서 약 6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풀무원의 'K푸드 야심'…미국 두부 1위사 인수
풀무원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약 3000억원어치 두부를 판매한 세계 1위 두부 기업이다. 남승우 풀무원 총괄사장은 “풀무원의 엄격한 품질관리 기준과 바른 먹거리 원칙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며 “건강한 먹거리를 앞세워 풀무원을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비타소이 두부 부문 인수로 확보하는 유통망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는 “미국 서부에 본거지를 둔 풀무원USA와 동부에 있는 비타소이의 합병으로 유통비용 절감 등 효율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새로 개척되는 2만여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1991년이다. 초기에는 주로 동포를 대상으로 풀무원 제품을 수출하는 정도였지만 2004년 콩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와일드우드내추럴푸드를 인수하며 현지인 대상 판매를 시작했다. 2011년 프리미엄 두부 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4년 인수한 일본 두부회사 아사히식품공업의 회사명을 최근 아사히코로 바꾸고 브랜드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풀무원은 신제품 출시로 현재 일본 두부 시장 점유율 4위인 아사히코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여러 차례 쓴맛을 봤던 중국 사업도 재개한다. 풀무원은 1990년대부터 중국 시장을 공략했지만 옌볜 공장을 폐쇄하고, 상하이공장을 철수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풀무원은 올초 중국 선양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두부 생산을 시작했다.

식품업계에서는 풀무원의 해외 사업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매년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풀무원식품의 해외법인 매출은 23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3% 증가했지만 당기 순손실이 같은 기간 297억원에서 428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수익성은 나빠졌다. 풀무원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올해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