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마이더스(SM)그룹이 SPP조선을 약 1000억원에 인수한다. SM그룹과 SPP조선 채권단은 23일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M그룹과 채권단은 오는 5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과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SM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을 투입하고 2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SPP조선 경영권을 가져간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본계약 체결 때 확정된다. 통영조선소와 고성조선소 등은 SM그룹이 인수하지 않기 때문에 물적분할 후 따로 매각된다.

SM그룹과 채권단은 그동안 인수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선수금환급보증(RG) 문제에도 합의했다. 채권은행은 3년간 40척 내에서 RG 발급을 지원하기로 했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약속한 기한까지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때를 대비한 지급보증보험인데, RG가 발급되지 않으면 선박 수주 자체가 불가능하다. SM그룹은 RG 발급이 보장되지 않으면 조선산업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고, 채권단은 RG 발급에 난색을 보였다. 채권은행들은 저가 수주를 하지 않고, 수익성이 보장된 화학제품 운반선 등만 수주하는 조건으로 RG 발급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SM그룹은 본계약이 체결된 이후 SPP조선의 사명을 SM조선으로 바꾸고,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의 구조조정이 진행된 이후 흑자전환을 이루고 매각에 성공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의의가 있다”며 “SPP조선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PP조선은 파생상품 손실 8000억원과 신규 계열사 투자 실패 40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의 영업 외 손실을 입어 2010년 5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도병욱/이태명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