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평균 공시지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상승했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데다 엔화 약세로 해외 부동산 투자자금이 일본 내로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3일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지난 1월1일 기준 공시지가는 전국 평균으로 전년 대비 0.1% 상승했다. 2008년 이후 8년 만의 상승이다. 상업지는 전년 대비 0.9% 올랐지만 주택지는 0.2% 하락했다.

상업지 중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 3대 도시권이 평균 2.9% 상승했으며, 삿포로 센다이 히로시마 후쿠오카 등 주요 4개 도시도 평균 5.7% 올랐다. 상업지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6개를 오사카가 차지했다. 오사카 대표 쇼핑지역인 신사이바시는 전년보다 45.1% 급등했고 오사카 도톤보리는 40.1% 상승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증가로 상점과 호텔 수익이 개선되면서 건물 임대료가 올랐고, 이것이 땅값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지난해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499만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로 불어났으며 전체 방일 외국인 관광객(1973만명)도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데다 엔화 약세에 따른 해외 자금 유입도 부동산 시장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도쿄 주오구 긴자4초메에 있는 야마노악기 긴자본점으로, ㎡당 4010만엔(약 4억1400만원)이다. 한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의 공시지가는 ㎡당 8310만원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