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유 가격이 엘니뇨로 폭등하면서 대체재인 대두와 대두유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야자유 가격은 작년 8월 기록한 저점 대비 45% 올라 현재 t당 2,685링깃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초 이후 대두유 가격은 10% 올라 파운드당 33.64센트로, 대두 가격은 같은 기간 4% 오른 부셸당 9달러를 넘어섰다.

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되는 야자유는 이 지역이 엘니뇨로 가뭄을 겪으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야자유 2대 생산지인 말레이시아의 1월 야자유 생산은 전달보다 19% 줄어든 113만t에 그쳤다.

이는 11개월 만에 최저치인 동시에 1월 생산량으로는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가드리 인더스트리즈의 도랍 미스트리 종자 전문 애널리스트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야자유 생산량이 올해 4%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야자유 공급 부족으로 수입업자들이 대체재인 대두를 찾으면서 대두와 대두유 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다.

대두의 20%는 식용 콩기름으로 가공되고, 나머지 80%는 가축의 사료로 활용된다.

미스트리는 "세계적으로 대두는 풍부한 편"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야자유를 대두유로 대체하고, 대두 재고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디 앤드 에프 만(ED&F Man)의 코나 해크 리서치 부장은 "사료용 대두 시장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야자유 덕분에 대두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반쯤이면 야자유 생산이 회복돼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미스트리는 "야자유 가격이 추가로 10~15%가량 더 오를 것"이라면서 "3천 링깃을 돌파해 그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두 가격의 최근 반등에도 주요 대두 생산국인 아르헨티나가 대두에 대한 수출세를 인하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억제될 전망이다.

라보뱅크의 스테판 보걸 농산품 애널리스트는 "농작물은 넘치고, 통화 가치는 떨어지고, 수출은 매우 강하다"라며 가격 상승세가 억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아르헨티나의 대두 생산량은 5천800만~6천만t에 달해 작년의 6천140만t에 비해 소폭 줄어드는 데 그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