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산업장관 중국 장관급과 연쇄 회동
中 "전기버스 배터리 보조금 안전성 평가 후 재개여부 결정"

삼계탕과 쌀, 냉장갈치 등 우리나라 주요 농식품·수산물이 연내 중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합의 사항이 최근 장관급 회의를 통해 구체화한 것이다.

특히 삼계탕은 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세관에 묶여있던 30t의 쌀도 시장에 풀리게 됐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차 한중 품질감독 검사검역 장관회의에서 즈슈핑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장과 이같이 합의했다고 산업부가 19일 밝혔다.

그동안 한국산 쌀 30t이 상하이 세관에 검역문제로 계류돼 수출 애로를 겪어왔으나 이번 회의에서 중국 당국이 위생증을 발행키로 하면서 다음 달 초 물량이 통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계탕은 중국 내 등록 기술규정 등 남은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상반기에 중국으로의 수출을 개시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삼계탕은 대표적인 한류 식품(K-푸드) 중 하나로 유커(중국인 관광객) 사이에 큰 인기를 누린다.

수산물 수출을 더디게 하던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중국에 최초로 수산물을 수출하려면 현지 정부의 절차개시 요청, 설문지 제공 및 답변, 위험분석 평가, 의정서 협상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에 양국은 냉장갈치를 비롯해 냉장해마, 냉장병어 등 4종의 수산물에 대해 사전 위생검역을 실시하는 등 절차를 최대한 빨리 매듭짓기로 했다.

양국은 또 샘플검사 등 비관세장벽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전기전자제품 인증기관 간 상호인정 협정(MOU)을 체결했다.

식품·화장품 분야에 대해서는 상호인정 시범사업을 확대키로 하는 등 양국간 기준·표준을 맞추기로 했다.

이밖에 2년에 한 차례 열기로 한 품질감독 검사검역 장관 회의를 매년 개최하는 한편 국장급 실무회의도 연 1~2회 열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번 합의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비관세장벽 해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실무급 회의의 논의 사항을 장관회의에 보고해 채널간 논의 결과를 공유하는 메커니즘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어 18일 먀오웨이 중국 공업식신화부 부장과 제2차 한중 산업장관회의를 열어 양국 산업전략, 로봇, 이차전지, 항공, 반도체 등에서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주 장관은 중국이 한국 업체에 불리한 형태로 변경한 전기버스 배터리 보조금 정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자국 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방식 전기버스 배터리에만 보조금을 주고 LG화학, 삼성SDI 등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방식 배터리에 대해서는 안전성 등을 이유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잠정적으로 제외한 바 있다.

주 장관은 우리 투자기업이 생산한 삼원계 배터리는 지난 10년간 단 한 차례의 화재 및 폭발사고가 없었고,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도 삼원계 배터리가 장착된 버스가 제작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안전성을 강조했다.

주 장관은 "보조금 지급 제외 조치는 외국인투자기업의 합리적 기대와 정책신뢰를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원계 배터리 장착 전기버스에 대한 안전성 평가에 한국 기업이 충분히 참여해야 한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보조금 지급을 재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먀오웨이 부장은 "삼원계 배터리는 물론 이를 장착한 전기버스의 안전성이 아직 검증된 바가 없어 안전성 평가 등 필요한 국내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4월 중 한국 기업의 참여 하에 안전성 평가를 완료하고 그 결과에 따라 후속절차를 빨리 진행해 보조금 지급 재개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환 기자 ia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