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저유가 현상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고양중 한국은행 신흥경제팀 조사역은 18일 '주요 산유국의 경제 상황과 정책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국제원유시장에서 수급 여건상 공급과잉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 조사역은 "재정상황이 악화된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쉽지 않은 가운데 이란의 원유 수출 증가 등으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란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280만 배럴이지만 앞으로 40만∼100만 배럴의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동결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다소 반등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구속력 있는 감산결정이 없으면 수급불균형 해소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고 조사역은 "국제유가는 산유국 간 감산논의 전개 양상과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의 경영 여건 등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2년 동안 원유의 초과공급으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중기 원유 수급 전망에 따르면 2017년까지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원유수요는 하루 평균 9천560만 배럴이지만 공급량은 9천670만 배럴로 110만 배럴 많고 내년에도 하루 공급량이 9천700만 배럴로 수요량보다 10만 배럴 많다는 것이다.

고 조사역은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산유국 경제 상황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현상 강화, 글로벌 투자자금 유출입의 변동성 확대 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산유국과 교역 규모가 큰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자본 유출입, 대중동 수출 및 건설수주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