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차례 올릴 전망…빌 그로스 "연준이 현실을 반영하기 시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올해 두 차례 가량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상해 올해 첫 인상은 6월께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신중을 기하는 것이 적절하다(caution is appropriate)"고 언급해 향후 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을 시사했다.

이날 발표된 연준 위원 17명의 올해 말 금리 중간 전망치도 작년 12월 1.4%에서 0.9%로 낮아졌다.

이는 위원들이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기준금리는 0.25~0.50%다.

내년 말 금리 전망치도 2.4%에서 1.9%로, 장기 전망치는 3.5%에서 3.3%로 하향됐다.

WSJ은 금리 전망치를 근거로 다음번 금리 인상은 6월께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전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는 지난주 향후 금리 인상 시기가 6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미셸 마이어는 '더 스트리트'와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 결과는 특히 비둘기파적이었다며 올해 6월과 12월 금리 인상을 점쳤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위험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2%로 하향했다.

전 세계 경기 둔화가 자국의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실업률은 올해 연말 4.7%, 2018년에는 4.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준은 "강한 고용 증가세를 포함해 일련의 지표들이 노동시장의 추가적인 강세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고용시장의 빠른 개선에도 인플레이션 전망은 당초보다 낮아져 금리 인상 속도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준은 에너지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 등을 고려해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은 1.2%로 하향조정하고 물가 목표치 2%는 2018년 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금리 전망치는 시장의 기대에 상당히 부합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전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한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35%로 가격에 반영했고, 두 차례 인상을 30%로 반영했다.

앞서 WSJ이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연준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가량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털 매니저는 이날 CNBC에 출연해 "미국 경제는 좋지 않다"며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가 "더 현실적인 상황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반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연준 위원들은 올해 다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글로벌 경제와 금융 변화로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4월 인상 가능성은 분명히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원들의 전망치에 크게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뱅크오브웨스트의 스콧 앤더슨 이코노미스트는 "(또 한 번의 전망치 하향은) 비둘기파적인 연준이 말한 것을 실천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는 시장의 신념을 강화할 것"이라며 "6월 회의가 다가오면 회의론이 다시 팽배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앞으로 금리 방향이 경제 전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