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예산절감 6조원 필요"…감세조치 두드러져
법인세 인하·소득세 최고세율 과표상향…설탕세 신설·담뱃세 인상


영국 보수당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추면서도 2019회계연도까지 흑자 재정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했다.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35억파운드(약 5조9천억원)의 예산을 더 절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발표한 2016회계연도(2015.4~2016.3월) 예산안 공개에서 향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2016년은 2.4%에서 2.0%로, 2017년 2.5%에서 2.2%로, 2018년은 2.4%에서 2.1%로, 2019년과 2020년은 2.3%에서 2.1%로 각각 낮췄다.

낮아진 경제성장 전망치를 반영해 2016~2018회계연도 재정적자 전망치도 높였다.

2016회계연도는 499억파운드에서 555억파운드로, 2017회계연도는 248억파운드에서 388억파운드로, 2018회계연도는 46억파운드에서 214억파운드로 각각 높였다.

그럼에도 2019회계연도 전망은 101억파운드 흑자에서 104억파운드 흑자로 목표치를 고수했다.

2019회계연도에 대폭적인 재정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계산을 내놓은 셈이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내용에는 오히려 감세 조치들이 두드러졌다.

법인세를 2020년까지 현행 20%에서 17%로 인하하고, 소상공인 6천명과 25만개 소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거나 덜 내는 비거주용 부동산 보유세 개정, 북해 유전업체들에 대한 석유매출세 인하(20%→10%) 등을 내놨다.

또 내년부터 개인소득세도 최고세율인 40% 세율이 적용되는 과표출발선을 4만2천385파운드에서 4만5천파운드로 높이는 부유층 감세도 내놨다.

이외 비과세 인적공제 한도를 1만1천파운드에서 1만5천파운드로 올리는 감세도 발표했다.

반면 증세 조치로는 향후 2년 내 설탕세 도입과 보험료에 붙는 세금 0.5% 인상, 담배세 2% 인상 등이 담겼다.

설탕세와 보험료 세금 인상으로 각각 5억2천만파운드와 7억파운드의 세금을 걷을 것으로 추산했다.

설탕세 세수는 스포츠 방과후학교 예산 지원에 쓰고, 보험료 세금 인상분은 홍수방지 예산에 쓸 계획이라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오스본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정부지출이 2010년에는 GDP의 45%였지만 지금은 40%로 줄어들었고, 2019회계연도에는 36.9%로 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년전엔 정부가 쓴 4파운드 가운데 1파운드가 빌린 돈이었는데 지금은 14파운드 중 1파운드"라며 재정 적자 축소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2010년 정권교체에 성공한 보수당은 당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11.4%인 재정 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강력한 재정 긴축을 추진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9회계연도에는 재정 흑자로 돌려놓겠다는 목표 아래 허리띠 졸라매기를 지속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