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日 등은 동결 또는 마이너스금리…`인플레' 해석 놓고 격론 예고

미국 기준금리 결정과 더불어, 현재와 미래의 미국 경제에 대한 통화정책 당국의 시각을 알려줄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이날 오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한 10명의 FOMC 정위원과, 올해 정위원에 포함되지 않은 7명의 지역 연방준비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어느 정도 조성됐는지, 만약 그렇다면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줄 정도인지에 대한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너무 늦기 전에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매파'들은 지난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1.3%까지 오른 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표는 지난해 0.2∼0.7% 범위에 머물렀다.

이에 비해 미국 경제의 체력이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상 시점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비둘기파'들로서는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 동향을 핵심 논거로 삼을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에 비해 0.1% 감소했고 지난 1월 소매판매동향은 당초 발표됐던 0.2%의 증가에서 0.4%의 감소로 수정됐다고 밝혔다.

유럽ㆍ일본의 부진과 같은 대외 경제여건의 악화가 미국 경제의 발목을 얼마나 세게 잡고 있는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의 FOMC 정례회의 때도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미국의 중기적 경제 전망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해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달 10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을 늦추고 연준의 금리인상을 늦추게 할 글로벌 위협 요인이 있다"며 경제가 힘들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0.5%로 올렸지만, 그 이후에도 미국을 제외한 주요 경제권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거나 낮췄고,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에서는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취했다.

이달 들어 ECB는 양적완화 정책을 더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BOJ 역시 최근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향후 경기가 더 비관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과 인도, 호주 같은 나라들도 이달 들어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뉴질랜드는 기준금리를 낮췄다.

대부분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오를 확률은 0%로 나타나 있다.

관심의 초점은 이미 연준이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해 어떤 전망을 제시할지, 그리고 올해 몇 번 금리를 올릴지와 관련해 어떤 단서를 줄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

지금까지는 연준이 16일 발표할 FOMC 회의 결과 성명에서 앞으로의 금리 동향을 예상할 수 있는 단서를 최대한 배제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금융투자회사 애드머럴마케츠의 네라드 커케즈 연구원은 이날 투자보고서에서 FOMC 위원들이 "향후의 금리인상 전망에 대해 중립적인 어휘를 사용할 것이고, 특히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