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쫓는 쿠쿠전자
국내 전기밥솥 1위 기업 쿠쿠전자(대표 구본학·사진)가 생활가전 렌털(대여)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시장 1위인 코웨이를 벤치마킹하는 ‘발 빠른 추격자’ 전략을 펼치며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의 지난해 렌털부문 매출은 1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7% 증가했다. 전기밥솥을 포함해 작년 전체 매출 증가율(17%)보다 높았다.

이 회사의 작년 전체 매출은 6675억원이었다. 렌털 가입자 누적계정 수는 약 84만개에 달했다. 전체 매출에서 렌털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4%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 비중은 2년 전인 2013년 15%에 불과했다. 생활가전 렌털이 전기밥솥에 이은 제2의 성장동력이 된 것이다.

코웨이 쫓는 쿠쿠전자
2010년 렌털 사업을 시작한 쿠쿠전자는 코웨이를 철저하게 벤치마킹하면서 성장했다. 방문판매 방식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바디프랜드 위닉스 등 최근 렌털 사업을 시작한 기업들은 방판 조직을 갖추는 데 소극적이었다. 전국에 방대한 조직을 구축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TV홈쇼핑이나 마트 판매에 의존하는 회사가 많다.

쿠쿠전자도 처음엔 TV홈쇼핑 판매를 많이 했다. 하지만 렌털 매출 증가에 맞춰 방문판매 조직을 늘리는 일에 소홀하지 않았다. 판매 수당을 많이 주는 식으로 인센티브(유인책)를 줬다. 이는 코웨이 등 경쟁사 방문판매원이 쿠쿠전자로 자리를 옮기는 계기가 됐다. 쿠쿠전자의 방문판매원은 현재 16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쿠쿠전자 렌털 매출의 절반가량을 담당한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도 코웨이와 비슷하다. 쿠쿠전자는 작년 7월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와 비슷한 렌털 판매방식을 도입했다. 올해 말레이시아에서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말레이시아는 코웨이가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해외시장으로 꼽힌다.

중국 공기청정기 사업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자체 공기청정기를 내놓고 중국 수출을 시작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