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붙었네…제화 빅3 '신상' 전쟁
“청바지에 정말 잘 어울리는 구두입니다.”(금강) “10만번을 꺾어 신어도 안 구겨집니다.”(에스콰이아) “1434명의 고객 조사로 공들여 만들었습니다.”(엘칸토)

국내 제화업계 ‘빅3’ 금강·에스콰이아·엘칸토가 야심 차게 개발한 신상품을 내놓고 뜨거운 경쟁에 나섰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에스콰이아와 엘칸토가 최근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서 ‘3파전’ 구도가 오랜만에 재현됐다.

금강제화는 비즈니스 캐주얼에 최적화한 남성 구두 ‘리갈 201’(25만8000원)을 내놨다. 기술 측면에선 고급 수제화에 쓰는 굿이어 웰트 방식을, 디자인 측면에선 젊은 남성이 좋아하는 Y팁과 윙팁 스타일을 적용했다. ‘캐주얼에 잘 어울리는 구두’임을 내세웠다. 금강의 약점으로 꼽히는 ‘나이 든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청바지 브랜드 게스와 손잡고 공동 마케팅도 시작했다.

에스콰이아는 국내 최초로 뒤축이 구겨지지 않는 ‘프리미엄 드레스화’(25만9000원)를 출시했다. ‘e-리턴 시스템’이라는 신기술을 적용해 구둣주걱 없이 신발을 신거나 험하게 꺾어 신고 다녀도 뒤축이 원상 복원되도록 했다. 한국피혁연구소 실험 결과 10만번의 복원 테스트를 통과했고, 이탈리아의 수제화 제법인 ‘볼로냐 공법’으로 착용감을 높였다.

엘칸토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스탠다드 01’(15만9000원)을 밀고 있다. 기본 스타일의 정장화지만 꼼꼼한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사양을 구현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3개월 동안 대표이사, 디자인실장, 실무진이 1434명의 고객 조사와 348명의 거리 인터뷰를 했다.

금강은 1954년, 엘칸토는 1957년, 에스콰이아는 1961년 설립된 국내 대표 제화업체다. 이 중 에스콰이아와 엘칸토는 경영난으로 파행을 겪다가 각각 패션그룹형지(2015년)와 이랜드(2011년)에 인수돼 부활을 노리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