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12월 추진…중국인 관광객 겨냥 행사도 검토

일본에서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대규모 소비 촉진 할인행사를 만들기 위해 재계와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대 경제인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과 일본 정부가 올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서 전국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마트 등에 의한 '일본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실시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개인소비 활성화 방안의 일환이다.

급격히 늘고 있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수요도 겨냥했다.

일본에서는 2014년 4월 소비세율 인상 후 소비가 제자리걸음이다.

11일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은 전날 도쿄도 내에서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제재생담당상과 회담하며 "미국은 블랙프라이데이에 소비가 대단히 고조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일본판 블랙프라이데이를)하자고 백화점협회 등과 이야기하고 있다"며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게이단렌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오는 11∼12월 연휴나 연말을 이용해 실시하겠다며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춘제(설) 기간 개최도 검토한다.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마트, 상점가 등 폭넓은 업태의 참여를 계획 중이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크리스마스 판매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11월 네번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의 다음날(금요일)을 가리키는데, 1924년 뉴욕의 메이시백화점이 추수감사절 다음날 세일을 진행하면서 시작된 행사로 알려졌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재고정리 위주로 50~90%의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인다.

최근엔 다양한 소비욕구 충족을 위해 신제품도 투입되고 있다.

블랙이란 연중 최대 쇼핑 행사로 소비자심리가 살아나 그날 이전까지 장부상 적자를 보이다가 흑자(black figure)로 전환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날 물품 구입을 못하면 다음 월요일인 사이버먼데이 행사도 있다.

사이버먼데이에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즐기고 일상업무에 복귀한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쇼핑 세일이다.

미국에서 11월 마지막주 시작된 세일행사는 연말까지 계속된다.

작년에 블랙프라이데이로부터의 3일간 1억5천만명 이상이 쇼핑하러 나가고, 연말까지 걸쳐서 판매 경쟁을 고조시켰다.

요즘은 미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중국, 대만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11~12월 대규모 할인행사가 이벤트로 열린다.

블랙프라이데이보다 유서깊은 행사는 영국의 '박싱데이'다.

중세시대 봉건 영주들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난 다음날 고생한 일꾼들에게 격려금이나 음식, 선물 등을 상자에 담아(박싱·boxing) 준 것에서 유래했다.

이 행사는 영연방 국가는 물론 독일, 스웨덴 등에서도 크리스마스 다음날을 공휴일로 정해 운용하고 있다.

박싱데이는 50% 안팎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최근엔 중국의 최대 쇼핑 이벤트인 광군제도 유명하다.

주최사인 알리바바는 작년 11월 11일 광군제 날에 16조 5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블랙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보다 훨씬 많은 매출이다.

광군(光棍)은 빛나는 몽둥이라는 뜻으로 독신자를 가리킨다.

알리바바가 2009년부터 1이 네 개 몰리는 11월 11일을 독신자에게 선물주는 날이라며 마케팅에 활용했다.

대만에서도 11월 11일에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가 할인판매 행사를 실시한다.

한국도 정부가 주축이 돼 2015년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백화점 등 소매점에 의한 세일행사를 처음으로 했다.

전문가들은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대규모 할인행사는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신상품도 투입하지만 재고상품 위주로 할인폭이 50% 안팎으로 커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

기업과 정부가 치밀하게 조율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