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보험 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가 지난해 11월 30일 문을 연 지 3개월이 지났으나, 아직 시장에서 예측한 것과 같은 커다란 '판도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다이렉트(텔레마케팅·온라인 판매) 자동차보험 매출액의 삼성화재 점유율은 28.6%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4%보다 오히려 4.2% 상승했다.

지난해 2월에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서 810억원의 매출을 올린 삼성화재는 올해 2월에는 매출액을 1천128억원까지 늘렸다.

보험다모아가 출범하기 전까지 삼성화재는 유일하게 온라인 전용상품을 판매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의 압도적인 우위를 앞세워 업계 1위를 질주해 왔다.

다른 손보사의 상품은 온라인으로 가입하더라도 텔레마케터를 한 번 더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수수료가 보험료에 반영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조건별로 다양한 자동차보험 상품의 가격 가운데 삼성화재 상품이 '최저가'인 경우가 80% 안팎에 이르렀다.

보험다모아가 문을 열자 지난해 연말부터 롯데손보,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이 연달아 온라인 전용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새로 내놓은 온라인 전용 상품은 기존의 설계사 채널 상품보다 보험료가 16~17% 저렴하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보험다모아 출범을 계기로 삼성화재의 아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2월 3천316억원에서 올해 2월 3천950억원으로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다모아의 출범에 따라 온라인 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삼성화재의 점유율이 더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KB손보가 지난달 매출액 178억원을 기록해 작년 2월(81억원)보다 크게 증가했으나, 온라인 상품을 출시한 나머지 보험사들의 증가폭은 크지 않거나 줄어들었다.

현대해상이 지난해 2월 399억원에서 올해 2월 432억원으로 증가했고,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87억원에서 7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롯데손보도 228억원에서 225억원으로 매출액이 약간 줄어들었다.

보험업계는 주요 손보사들이 아직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온라인 상품과 관련한 여건을 정비 중인 만큼 판도가 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리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동부화재가 이달 하순 온라인 상품 판매를 시작하는 등 아직 주요 손보사 가운데서도 경쟁에 적극 나서지 않은 곳이 많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지금은 기존 계약의 손해율을 관리하는 데 먼저 신경을 쓰다 보니 온라인 상품의 외형적 팽창을 강하게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기존의 온라인 우량 고객을 삼성화재가 선점하고 있어 신규 계약을 추가로 창출하기는 쉽지 않다"며 "상품 출시 등으로 준비는 하되, 시장 동향을 면밀히 분석한 뒤 본격적으로 나설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