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가 SK브로드밴드의 콘텐츠 펀드 조성 계획에 대해 "국내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와는 무관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KT·LG유플 "SKB 콘텐츠 펀드, 공허한 액수 되풀이"
8일 KT와 LG유플러스는 공동입장자료를 발표하고 SK브로드밴드의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해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과 연관성을 찾기 어렵고, 공허한 펀드조성 액수만 되풀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SK브로드밴드는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CJ헬로비전과의 합병 이후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1년간 총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제작과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게 골자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투자 계획을 SK텔레콤이 콘텐츠 유통 시장의 독점화를 통해 자사 미디어 플랫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간 배타적 협력관계가 강화될 것을 우려했다. 자사 미디어플랫폼에 콘텐츠를 수급하는 업체에게만 혜택이 국한돼 콘텐츠 산업의 미디어 자본 예속을 심화시킨다는 설명이다.

또 32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액 중 실제 합병법인이 투자하는 금액은 1500억원임을 지적했다. SK브로드밴드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합병 당사자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각각 1000억원, 500억원을 출자하고 1700억원은 외부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펀드의 구체적인 구성 방식과 운영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투자 계획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 하지 않고도 실행 가능하다"며 "결국 SK텔레콤의 지배력 확대를 통해 독점 체제를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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